여행과 일

여행은 일이고 일은 여행이다

인도네시아 일상/인니 한인들

고난은 신이 주는 축복이다.

이부김 2012. 11. 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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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은 신이 주는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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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에 눈을 비비고 일어났다. 이미 챙겨 둔 가방을 가지고 집을 나섰다. 자와 섬의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비행기타고 깔리만딴섬으로 갔다. 깔리만딴 섬을 일부사람들은 보르네오 섬으로 잘못 알고 있으나 인도네시아에서는 깔리만딴이라 한다. 그 섬 동쪽 끄트머리 버라우지역으로 갔다.


거리가 멀어 국제공항인 발릭빠빤에서 한번 경유하고 경비행기를 타고 그곳에 도착하자 정오였다. 예정했던 대로 일이 진행되었다면 3일 후 그곳을 출발하는 스케줄이다. 그런데 일이 꼬이는 바람에 그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촬영하러 가야할 상황이었다. 그때가 오후 4시였다. 지금 당장 그곳을 떠나 국제공항 발릭빠빤(Balikpapan)으로 가서 자와 섬으로 가는 항공편을 알아보니 2일 동안 좌석이 없었다. 비행기도 완행처럼 입석이 있다면 좋을 터인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렌터카 알아보았다. 경비행기로 45분 걸리는 거리는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로 다녔을 경우 10시간 정도 걸렸고 그런 거리를 인도네시아 살면서 종종 다녔었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에 렌터카를 사용해도 체력은 소비되겠지만 그리 시간 낭비되는 스케줄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소도시라서 렌터카를 겨우 찾았는데 요금이 비행기 티켓 값보다 두 배 더 비싸게 달라고 했다. 게다가 20시간 정도 걸리기에 지금 당장 출발해도 발리빠빤까지는 내일 오후에 도착할 수 있다고 했다. 렌터카는 포기하고 Travel(승객들 목적지까지 태워주는 6인용 장거리 승합차) 타기로 했다. Travel 승객으로는 남자대학생 3명과 박PD 그리고 나였다. Travel승합차를 타고 출발할 때 이미 내 손목시계의 바늘은 어둑어둑한 저녁 7시를 지나가고 있었다.

 

                                                                         버라우공항

 


운전기사와 대학생들은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흰밥과 꼬치구이로 저녁식사를 했지만 나와 박PD는 비스킷과 초콜릿과 음료만으로 저녁식사를 해결하려고 했다. 작은 시가지를 지나 숲길로 달리고 달렸다. 자정 무렵이었다. 어둠속에 출렁거리는 강물소리가 들렸다. 자다가 깬 우리들에게 운전기사는 강을 건너면 세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지름길인데 건널지 물어왔다. 당연히 그렇게 하자고 했더니 강물을 건너려면 뗏목을 타야하고 뗏목을 타려면 요금이 필요하니 요금을 더 달라고 했다. 대학생들은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뗏목을 타는 요금은 내가 지불하겠다고 했다. 한밤중에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넌다는 건 왠지 으스스한 느낌이었다. 비가 와 바닥이 미끄럽다기에 우리승객들은 승합차에서 내려 걸어서 뗏목에 올랐다. 뗏목 뒤편에는 경운기엔진 같은 것이 달려 있었는데 고요한 밤에 소리가 매우 요란했고 뗏목의 널빤지들은 너무 낡아 강물이 출렁거릴 때마다 물이 바닥위로 튀어 올랐다. 더군다나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금방이라도 우지직거리며 나무널빤지가 부러지고 내 한쪽 다리가 강물에 빠질 것만 같았다.


 



짧은 강을 건넜고 다시 산속 길로 차는 달렸다. 어제 새벽 3시에 집을 나섰고 오늘 자정까지 이동하니 피곤하여 견딜 수가 없었다. 창문을 열어 밤바람을 맞아도 차가 덜컹거려도 잠은 쏟아졌다. 볼을 스치던 바람이 멎은 느낌과 갑갑한 공기에 눈을 떠보니 창밖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렸고 시계를 보니 새벽 3시였다. 차는 한적한 곳에 세워져 있고 승객 5명은 모두 쿨쿨 자고 있었지만 운전기사는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우리들을 차에 두고 운전기사가 잠자러 간 모양이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창문은 전부 닫혔고 운전석에만 5cm정도 열려 있었다. 6인승 승합차에 다섯 사람이 잠자고 있으니 차 안은 텁텁한 공기로 가득차여 질식할 것만 같았다. 맨 뒷좌석에 앉았던 나는 창문을 열 수 없어 잠들어 있는 사람들을 깨워 빨리 창문을 열어 달라고 했다. 깊은 산속 깜깜한 밤에 비는 내리고 차 안에서 잠자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불빛이라고는 한 점도 없는 숲속 한적한 곳에서 무작정 기다리고 있는 그 심정(?) 그렇게 한두 시간이 지났을까? 저쪽에서 저벅저벅 소리가 나더니 운전기사가 왔다. 나는 운전기사에게

아저씨 어디 갔다 오는 거에요?”

잠이 와서 저기 가게에서 조금 잤어요.”

아니 말도 없이 창문을 꽉 닫아 놓고 가 버리면 차 안에서 잠자던 우리들은 죽일 셈이요?”

미안해요, 빗물이 들어 갈까봐 창문을 꽉 닫아주고 갔어요.”

그래도 휴식하러 간다고 이야기는 하고 사라져야지요.......”

너무 졸렸고 말하려니까 모두들 잠들었기에

참으로 지루하던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었다. 밤새내린 비로인해 열대우림의 황톳길은 진흙탕으로 변했다. 갯벌에서 스키 타는 것처럼 자동차는 이리저리 미끄러졌고 솔직히 나는 재미도 있었지만 사고날까봐 마음이 졸이기도 했다. 흙탕길이 끝나고 아스팔트가 나오더니 눈앞에서 떠오르던 태양이 머리위에 떠 있었다.


나무들이 지나가고 길가의 집들이 끈임 없이 지나갔다. 간판하나가 보였다. 그곳이 바로 적도지역이란 표시였다. 적도의 나라 인도네시아, 지금 내가 자동차를 타고 적도지역을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순간 짜릿하고 뭔가 표현하지 못할 설렘이 내 전신으로 퍼지면서 피로가 사라졌다.

그러나 운전기사는 피곤하고 무엇보다도 배가 고파 도저히 못 가겠다며 차를 세웠다. 승객들 모두 다 내렸다. 운전기사는 글자보다는 메기 한 마리가 더 선명하게 그려진 식당 간판 아래로 들어갔다. 대학생 3명도 따라 들어가고 나와 박PD도 식당으로 들어섰다. 그들은 흰밥과 튀긴 메기 한 마리를 손으로 뜯어 맛있게 허기진 배를 채웠지만 우리는 역시 먹을 만한 게 없어 생수만 마시다가 나왔다. 햇살을 보고 생수를 마시니 밤새껏 몽롱했던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난 밤 일은 꿈만 같다. 인도네시아 살면서 웃지 못 할 일을 한두 번 겪은 게 아니지만 어떻게 잠든 승객들을 한적한 도로변에 두고 운전기사가 말도 없이 사라져버린단 말인가 게다가 비도 오는데 창문까지 꼭 닫아 놓은 채. 자동차로 20시간 이상 달리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과 비행기로 45분 거리를 다 못 지나왔다는 게 더 이상하고 신기하다. 그렇지만 운전기사나 대학생들은 자동차로 다니는 걸 힘들게 생각하지 않았다.

밤사이 겪은 모든 일을 생각하면서 대단한 일을 한 것 같았다. 한밤중에 뗏목을 타고 강물을 건넌 것도 그렇고 운전기사도 그 모든 것들이 인도네시아에서만 겪을 수 있는 것이라 느껴졌다. 밤새워 오면서 나는 곰곰이 생각한 게 있었다, 사실 원고작업이 다 되었지만 책 제목을 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데 그 순간 뭔가 떠오르는 말이 있었다. ‘그러니까 인도네시아지!’ 나는 이 말을 책제목으로 사용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행자 박PD에게 말했더니 괜찮다고 했고 나도 괜찮고 한국사람 한 사람에게 더 물어보고 싶었다. 가방속의 핸드폰을 꺼내 나는 그 누군가에게 전화 걸었다.

뚜우~ 뚜우~ 뚜우~ 찰칵,

여보세요.”

네 선생님 접니다.

, 그래 월이가

한마디만 들어도 선생님은 나를 아셨고 나는 인사도 없이 다짜고짜 선생님께

제가 방금 생각해 낸 것인데 책 제목으로 그러니까 인도네시아지어때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인도네시아지 응 그것 괜찮구나!”

선생님 정말이죠? 저 그럼 이걸로 정합니다.”

핸드폰 통화가 끝나고 나는 출판사로 전화 걸이 책 제목을 이렇게 해 주세요. 그리고 메일로도 커다랗게 적어 보냈다.

그러니까 인도네시아지 ! ”

 


내 주변에는 좋은 분들이 많이 계신다. 어떻게 할까 판단력이 약해질 때 확신을 주시는 이용섭선생님이 계시고,

암을 두 번이나 선고받았지만 지금은 아주 건강하시며 믿은 좋은 하와이 함돈욱장로님은  오지로 다니면서 내가 힘들어하거나 약해지면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도다.’ 라는 성경구절로 위로해 주면서 새벽제단에 나가 널 기도해 줄게 하신다.”

또 얼마 전 125권의 책을 출간한 베스트셀러작가 이상헌선생님은 이십년 이상 매주 한 번도 빠짐없이 주위 분들에게 좋은 글을 메일을 보내주신다. 그분이 보낸 글 중에서 내 기억에 가장 남은 제목 또한 고난은 축복이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은 책 <하루 5분 인생수업> 책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책 본문에는 내 딸아이 이야기도 적혀 있다. 23시간 자동차와의 고난의 시간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면 고난은 신이 주신 축복이라고 적힌 이상헌선생님의 글을 다시 한 번 읽어보련다.

                                                                                                             의성문학 2012년호


저는 지금 JTBC = 쇼킹 70억인구 촬영하러 섬으로 떠납니다.

일주일 후에 돌아올겁니다.

좔영 기간에 인터넷이 되면 댓글 확인하고 답글 달겠습니다.

여러분의 사랑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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