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인도네시아 찌따룸강
2009년 국제 모니터링 강 유역의 환경 문제를 처리하는 국제적인 연구 기관의 연구의 결과에 의하면 세계에서 가장 오염이 심각한 10대 강을 조사하였는데 인도네시아 서부자바 지역의 찌따룸강이 1위로 밝혀졌다. 세계에서 1위라고 기뻐할 일도 아니고 축하받을 일도 아니지만 모든 법칙이 그러하듯이 1위에겐 항상 돌아가는 것이 있다. 그것은 아시아개발은행(Asian Development Bank)에서 찌따룸강 살리기 프로젝트로 5억 달러를 지원을 했다
찌다룸강에 대한 인터뷰를 따기 위해 ADB 사무실로 갔다. 직원에게 가급적이면 배경을 물과 관련된 곳을 원했더니 자카르타시내 찌리웅이(Ciliungi) 하천으로 안내했다.
‘이거 강물이 냄새만 다르지 완전 카프치노커피 같다.’
흘러가는 찔링웅이 강물을 보면서 내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ADB직원 순다리 여사는 내가 커피 마시고 싶다는 말로 들었는지
“ 김 마우 미눔 카프치노?”
“ 아니요, 강물이 카프치노커피 색깔이라고요.”
어리둥절한듯하다가 알아들었는지 박수쳐가면서
“ 아 맞아요. 카프치노커피.”
찌따룸(Citarum)강은 반둥에 걸쳐있으며 아홉 개의 작은 하천으로부터 유입되는 물로 이루진 거대한 강이다. 강은 20년 전만해도 물고기들이 살았고 어른과 아이들이 멱을 감았던 아름다운 강으로 손꼽혔다. 그러나 지금 그 강에는 쓰레기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으며 고무신만한 목선을 탄 넝마주의들이 있다. 그들은 아무런 구명조끼하나 없는 그 목선을 타고 돈이 될 만한 재활용품을 줍는다. 일엽편주가 따로 없다. 나는 젊은이를 불러서 함께 타자고 했다. 배가 하도 작아 두 사람이상은 타지 못한다고 말했지만 피디가 나와 같은 배에 타겠다고 한다. 셋이 타고 보니 무게 때문에 강물과 배 높이가 담배 한 갑 차이다. 정말이지 누구 한 사람이 큰 기침이라도 하면 목선이 뒤집어질 것만 같았다.
현재 찌따룸강은 중류정도에서 운하 약 11km 거쳐 정수되며 약 일천만 자카르타시민들의 식수로 공급되고 있다며 수자원관계자가 설명해 주었다. 또 반둥지역 약 일천오백만 명의 식수와 농업용수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아름답고 서부자바지역의 젖줄이라던 찌따룸강 주변으로 수백여 개의 공장이 들어서면서 수질이 심각하게 오염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아홉 개 하천 중의 하나인 찌떠뿌스(Citepus) 지역으로 가봤다. 카메라 들고 다니는 우리는 인도네시아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설탕이 되고 주민들은 개미처럼 몰려든다. 그러면 우리는 다시 말똥구리로 변신해서 그렇게 모여든 주민들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형편을 살피려고 다닌다. 그날도 몰려 든 주민들과 하천을 함께 걸었다. 양심을 상실한 채 겁 없이 내보내는 염색공장의 폐수가 뜨거운 수증기와 함께 물꼬 터지듯이 좔좔 흘러내렸다. 폐수는 군청색 거품을 뭉글뭉글 만들면서 하천을 물들이고 있었다. 주민들에 의하면 공장의 폐수는 시간마다 칼라가 바뀐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상류에서 쉴 새 없이 떠내려 오는 주택가의 오물과 쓰레기들, 도대체 누가 이런 쓰레기를 버리는지 물으니, 주민들이 우리 마을 사람은 절대로 아니고 저 윗마을 사람들이란다. 쓰레기 버리는 사람에게 벌금을 물게 하는 방법을 말했더니 반장들이 입을 모아서 “그렇잖아도 돈이 없어 다들 살기 힘든데 그랬다간 싸움이 나든지 아니면 맞아 죽어요.” 그 말이 끝나자 우리는 서로 바라보면서 한바탕 웃고 말았다.
동네 다리 밑에는 아예 쓰레기가 쌓이도록 막대기로 하천을 가로질러 놓여 있었다. 이야길 듣고 보니 막대기가 수문역할 했다. 다리 밑에 잔뜩 쌓인 쓰레기 처리방법을 물으니 통장이 관공서의 지시방법이라며 “일주일에 한번 저기 막대기를 들고 모인 쓰레기를 강으로 떠내려 버립니다.” 그 말을 한 통장과 주민들도 나도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통장은 쓰레기를 내보내버릴 수 있어 행복해서 웃었는지 모르지만 나는 어차피 분리수거도 하지 않을 거면서 왜 다리 밑에 일주일동안 쌓았다가 하루 날 받아 한꺼번에 떠내려 보내는지 관공서의 기발하면서도 얄궂은 쓰레기처리방법이 하도 우스워서 캐들캐들 웃었다. 한참 웃고 나니 악취가 목으로 빨려 들어갔는지 목이 메케하였다.
가방에서 마스크 꺼내는 나에게 통장은 “지금은 오후니까 이정도지만 낮에는 악취가 심해서 코를 쥐고 다녀야 해요” 라고 말하면서 코맹맹이로 말했다. 그래, 맞아! 뜨거운 한낮의 햇볕은 오염된 물을 약 달이듯이 다려지고 지독한 냄새들이 풀풀 날아다닐 거야. 그곳에 있는 동안 악취는 나의 후각을 마비시켰던 모양이다. 숙소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비위가 약한 나는 속이 메스껍고 헛구역질까지 났다. 장대비가 내리꽂히고 머리가 띵하던 그날 밤, 타이레놀 두 개로 나는 간신히 잠들었다.
다음 날 스리부섬(Seribu)의 하나인 쁘라무까섬(Pramuka)으로 가서 거북이 만나기 위해서 우리는 안쫄(ancol)로 갔다. 그날따라 바람과 바닷물은 우리가 탄 스피드보트를 보더니 반갑다며 헹가래를 올려주었다. 한 시간 이상을 그렇게 헹가래 치고 나니 할 수만 있다면 거북이에게 전화 걸어 바다로 마중오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드디어 도착했다. 정원 한편에는 플라스틱 통들이 놓여 있고 뚜껑을 열자 거북이 알들이 모래 속에 묻혀있었다. 거북이 알은 모래 속에서 55일을 견디면 부화한다. 부화 기간에 알이 상하로 뒤집히면 부화에 실패한다. 부화 중에 날씨 기온의 차이가 더우면 암컷으로 서늘하면 수컷으로 부화가 될 비율이 상당히 높다고 한다. 35년 동안 거북이만 보살펴온 살림씨는 마치 어린아이 보살피듯 모래로 어린거북이들을 목욕시켜 주었다.
아니, 그럼 겨우 거북이 목욕하는 것과 알이나 보러 그 힘든 파도를 타고 갔단 말인가. 아니지 바로 이것이다. 만나고자했던 거북이를 만났다. 그 거북이는 섬주변의 심각한 오염으로 인해 봉긋해야 할 등이 움푹하게 들어 가 있었다. 마치 세숫대야를 엎어 높고 구둣발도 콱 밟아 쭈그러뜨려진 그런 그 모양새였다.
선천적으로 그렇게 태어난 거북이를 살림씨가 그 거북이를 키우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기형거북이가 몇 마리 더 있었는데 다 죽고 한 마리뿐이며 그 옆에는 목에 습진 걸린 거북이, 뒷발 잘린 거북이, 애꾸눈 거북이등 어린 거북이들이 갖가지 질병을 앓고 있었다. 그 모든 원인이 수질오염으로 인해 얻어질 결과들이었다.
매년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 있다. 물이 사람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사람뿐만 아니라 동식물에게도 인간들이 저질러놓은 환경파괴가 얼마나 무서운가를 느끼고 상당히 중요하다는 걸 증명해주는 현장들이었다. 환경을 보호하지 않고 계속 파괴한다면 그 환경에 의해 인간들이 파괴되는 일도 피할 수는 없고 머지않았다. 한국 다음으로 사랑하고 내가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 세계에서 제일 오염이 심한 타이틀을 벗는 찌따룸강이 되길 나는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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