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생각은 블로그에 적어놨는데 못 봤니?”
별과달
예전에 싸움할 때 질것 같으면 신문에 났던데 못 봤나. 하고 말하면 이긴다고 했다. 요즘은 옳고 그름을 따지다가 인터넷에 떠있던데 그것도 못 봤나하면 이긴다고 한다. 그걸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써 먹는다. 어제처럼 아이들이 전화 오면 “엄마생각을 블로그에 적어놨는데 못 봤니?” 이렇게 말한다. 그 덕분에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아간다.
아침에 어떤 아주머니가 내 핸드폰으로 전화걸어 우리 집 위치를 물었다. 어딘지 물어보니 내가 모르는 곳이어서 잘못 걸었다며 나는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조금 후 누군가 벨을 눌렀다. 어떤 아저씨가 상자를 들고 왔다. 자카르타에 사는 둘째 딸이가 전화로 주문했는지 어버이날 선물로 보낸 케이크이었다.
방에 들어와서 고맙다고 메일을 적으려는데 큰 딸이 보낸 메일이 눈에 보였다. 열어보니
어버이날 추카요
그 답례로 용돈을 조금 보내드리니 유익하게 쓰십시오
의심할까봐 보냈다는 인터넷 뱅킹 화면까지 캡처해서 보내요..
어버이여,, 감사요,,
추신 : 아빠하고 나눠서 쓰십시오... 엄마 500, 아빠 500, 한솔이 생일은 민아가 챙길 것입니다.
두 딸아이에게 전화를 걸어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엄마에게 기념일 챙겨 주는 것 이것도 습관이다. 그리고 너희들이 엄마 되거든 네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해라.ㅎㅎㅎㅎㅎ
블로그가 좋은 이유는 아주 많다. 공식적인 소식을 빠르고 에누리 없이 전해주고 들을 수 있어 좋다. 블로그는 나의 도깨비방망이가 되고 때로는 미화된 나의 일기장이 되어 주고 고민을 카운슬링 해 주며 신문고역할까지 해 준다.
뿐만 아니라 블로그에 들어가면 엄마의 생활을 알 수가 있다고 딸아이가 말했을 때 나는 참 고마운 블로그라고 말했다.
요즘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연락할 방법이 너무 많다. 핸드폰 문자로, 메일로, 페이스 북으로, 그러나 내 마음과 생각을 수 많은 분들과 공유 할 수있고 더러는 위로받고 위로 해 줄 수있는 우물가와 한여름밤의 펴 놓은 멍석 같은 블로그다.
처음 인도네시아로 왔을 때 한국말이 하고 싶어 국제전화 걸던 나였다. 지금도 아무리 친했던 친구라도 어쩌다 전화통화가 되면 그저 가족안부만 전해주고 받으면 할 말이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블로그는 고민이 생겼다고 말하면 지혜로운 답을 던져 주는 분들이 많고 외롭다고 말하면 그 가슴을 쓸어내듯 함께 해 주는 친구들이 있다.
블로그는 무엇보다도 직업과 성별 나이와 살고 있는 나라의 벽을 없애주고 무엇이든지 다 얻을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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