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자카르타 옆 데뽁이라는데서 하숙한다.
인도네시아대학교가 그곳이라 가까워 걸어 다닐 수 있기에 그곳으로 숙소를 정했다.
나도 학창시절 때 자취를 해 봤지만 자취, 그것 참 불편한 것이 많다.
밥해 먹는 것부터 시작해서 늦잠을 다정하게 깨워주는 대신에 핸드폰 알람이 난리를 치고,
둘째 말대로 등이 가려워도 긁어 줄 사람이 없다는 것 그리고 비오는 날 집에 오면 더욱 그렇다고 한다.
왜 모르겠나?
그렇다고 말만하게 다 큰 딸아이를 이 작은 도시에 가둬 둘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더 넓은 도시로 가서 보다 나은 밥과 넓은 세상으로 가야하지 않겠는가.
우리 집에는 컴퓨터가 세 대나 있다.
첫째, 막내아들 그리고 나, 각자 방에 한 대씩 있는데 얼마 전 첫째가 논문도 써야한다며
노트북 사 달라는 것을 집에 컴퓨터 세 대나 놔 두고 또 노트북을 산다는 것 나는 못 해주겠다고 했다.
" 엄마는 집에 전화 있다고 핸드폰 안 들고 다니냐" 며 투덜거리더니 혼자 아르바이트해서 노트북 사겠다며
지난 방학 때 아르바이트 시작한 것이 그렇게 연결이 되어 매주 토, 일요일마다 통역 도와주고 있다.
비행기 타고 다니며 피곤할 것 같은데 그래도 비지니스법 전공인데
전공하고 연결된 일이라서 학교 다니니까, 활기찬 생활이라서 더 좋다고 한다.
요즘 한국의 모든 경제가 침체된 상태라고 하는데 그 회사는 광산업으로 아주 활발하다고 한다.
얼마 전 대통령의 방문과 조금은 연관이 된 것 같다고 한다. 그건 그렇다치고.
둘째 딸이 하숙하는 집은 한국 하숙집이 아니다. 그래서 늘 김치가 그립다고 한다.
김치 사러 자카르타까지 나오면 한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 택시를 타면 멀미가 난다고 한다.
어제 첫째가 자카르타로 가는 편에 좀 보냈더니 무겁다고 안가져 가겠다고 난리를 쳤다.
" 무거우면 네가 들고 가냐, 비행기에 실어두면 저절로 가는데" 하며
예전에 내가 자취할 때 우리 엄마가 하던 말씀 그대로 버스를 비행기로 바꿔서 말했다.
하긴, 대학교 3학년 그 나이에는 짧은 치마입고 고상하게 다니고 싶지 냄새 실실나는 김치통을 들고 다니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언니인데 가져 가라 먹고 싶다고 했는데.
자카르타로 간 첫째가 데뽁(자카르타 시외) 동생집으로 가지 않고 호텔에서 머물고 새벽에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한다고 했는지 둘째에게 김치를 전해 줄 수 없다고 했단다.
우리 둘째가 집 생각 엄마 생각 날 때마다 블로그에 살며시 들어 와 집안 동정을 살피더니 어제는 김치
못 받는다고 비밀 댓글로 남겼다.
김치는 지금 어느 쯤 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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