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요즘 비스니스법 배우는데 부도는 뭐고(무엇이고), 파산은 뭐고.......』 옆에 듣고 있는 아들이 ‘파산은 뭐고‘ 라는 말은 누나가 엄마에게 묻는 말인 줄 알았는지 한마디 거들었다. 『 누나는 파산도 모르나?』 『 한솔이 너 '파산'이 뭔지 알아? 』 4살 때 인도네시아로 왔기에 한국말보다는 인도네시아 말을 더 잘하는 중3 아들, 한국 단어를 물으면 인도네시아 말로 알려주면 더 잘 알아듣는다. 그런데 이런 '파산'이라는 말을 알리가 없는데 나는 물었다. 『 고스톱 게임할 때 피박 써 돈모자라면 ‘파산’ 카잖아. 돈이 하나도 없는 것, 그러면 또 돈 충전해야 되고.』 『 .......... 』 아들의 그 말에 웃고 나니 저녁밥상머리 대화가 오늘은 재미있다. 호박부침개 한 조각을 야금야금 깨물어 먹던 딸아이는 말을 이었다. 『 엄마 오늘 금융법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세 명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대답이 너무 우스워서 오늘 강의실에 난리가 났다』 그 질문의 내용은 교수가 『 지금 너희들에게 1억이 생긴다면 어떤 방법으로 가장 돈을 많이 벌 것인지 말해봐라 』 하면서 세 명을 지명하였단다. 한명은 대도시에서 태어난 부자 학생이었고 한명은 아주 시골에서 도시로 유학 온 학생이고 나머지 한명은 딸아이였단다. 대도시에서 태어난 학생은 『 저는 1억 중에서 70%는 땅을 사고 나머지 30%는 금을 사겠습니다.』 그 다음 시골에서 온 학생은 조목조목 설명을 하였는데 『 저는 1억 중에서 25%는 Kost(자취집)를 만들고 25%는 laundry(세탁소)를 할 것이며 25%는 Warung(분식집)을 하고 나머지 25%는 Ponsel Pulsa(핸드폰 요금)판매하는 가 게를 열겁니다. 』 그 다음 딸아이 차례가 되어 『 인도네시아는 광산이 풍부하고 요즘 광산업이 붐인데 저는 1억 전부를 광산업에 투자하겠습니다. 』
교수님은 금과 땅을 사 놓은 것은 언제 값이 뛸지도 모르기에 부적절하다. 고 하였으며 두 번째 학생에게 아주 안 전해서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겠구나 하나 망해도 다른 하나로 연명 할 수 있으니까....... 하고 평가를 하였고, 딸아이에 대해서는 좀 위험하지만 이윤을 가장 많이 남길 수 있는 방법이다. 라는 평가였단다. 그리고 역시 한국인은 사고방식은 다르다며 덧붙였단다. 딸아이는 두 번째 학생의 대답에 온 강의실에 웃음바다가 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 두 번째 학생의 입장을 충분히 공감한다. 그 학생의 경우 지금 자취를 하기 때문에 자기 생활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그 네 가지이기에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매달 내는 방세, 매끼마다 사 먹어야하고 가장 필요한 핸드폰 요금카드 그리고 kg당 얼마씩 지불해야하는 세탁 요금. 그 학생은 자신의 환경에서 가장 현실적인 꿈을 솔직하게 말한 것이 아닐까. 딸아이가 투자자로서 내놓은 대답은 좋은 방안이라는 평가는 받았겠지만 강의시간의 대답과 실제 속마음 대답이 다르다는 것을 엄마인 나는 안다. 『 상아야 니 솔직히 말해서 지금 1억 루피아 생기면 뭐 할 건데?』 『 나 그냥 통장에 넣어 놓을래.』 『 그건 투자자로서 가장 게으른 것인데. 『 교수님은 줄려면 1억 달러라면 모를까, 겨우 1억 루피아 가지고 차라리 달러나 사 두던지 아니면 통장에 넣어 두지 뭐. 왜 엄마가 필요하면 엄마 줄게』 딸아이가 얼마 전, 한국 광산업 투자자들에게 통역을 해주더니 어느새 딸아이 간이 저렇게 커졌을까, 내가 딸아이를 너무 쩨쩨하게 보았나. 엄마가 딸아이를 잘 아는 것이 아니고 딸아이가 엄마를 너무 잘 아는 건가....... ▼ 브라위자야대학교/Universitas Brawija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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