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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일상/인니 학교

"한국학생은 인사를 아주 공손하게 해요."/anak korea sopan santun

이부김 2009. 3. 30.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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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학생은 인사를 아주 공손하게 해요. " anak Kores sopan santun


                                                                          별과달

        일요일 아침, 중학생 아들과 둘이서 교회 예배드리러 갔다.

        돌아오는 길은 시내 중심가 이젠(jln.Ijen) 지나야 한다. 이젠 거리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라 손꼽힌다. 거리 위쪽에는 인도네시아가 네덜란드에게 지배당할 때 지어진 성당이 아직까지 잘 보존되고 있다.

         

        이젠 거리 분리대는 꽃과 꽃나무로 양쪽에는 시립도서관 전쟁박물관이 있다. 꽤 긴 거리로 아름답지만 차들이 유턴하는 곳만 있고 횡단보도는 없다. 그렇다고 육교가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건너야 할 사람들은 그냥 차들의 흐름을 보고 재주껏 건너가면 된다.

         

        저 앞에는 성당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온 하얀 옷의 수녀들이 삼삼오오로 걸어갔다. 그 중 어느 한 무리가 길을 건너려는 것처럼 차도로 들어오고 있었고 나는 속도를 줄이다가 멈췄다. 그들이 건너려고 하는데 아들이 “ 어~ ” 하며 창문을 내렸다.

        " Halo Suster( 수녀님 안녕하세요?) "

        “ My Son"

        하며 아주 반가워하며 친구로 보이는 동행자 세 명의 수녀들에게 자랑하듯이

        " 우리 학교 학생인데 한국 학생이에요. 인사를 참 예의 바르게 해요."

        “ 수녀님 집(수도원)까지 태워 드리겠습니다. “ 며 운전은 내가 하는데 녀석은 엄마의 의견도 물어보지 않고 마치 제가 어른인양 말했다. 그러자 수녀님은 괜찮다는 듯이 고개와 손을 내 저으며

        “ 아니다, 이 도로만 건너면 된다.”

        백미러로 보이는데 불과 잠깐이었지만, 내 차 뒤에는 서너 대의 차들이 밀렸고 계속 차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 한솔아 얼른 인사해라 우리 출발해야겠다."

        더 이상은 미안해서 정지 해 있을 수가 없었다. 하긴 차도 중간에서 차를 세워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정상적인 운전자의 예의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순식간에 차들이 밀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뒤에 주욱 밀린 그 차들, 그 운전자들은 크락션을 한 번도 치지 않고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로 인해 그런 상황이 되었을 때 나는 '뭐 저런 사람들이 다 있나.' 했던 기억이 났다. 운전 매너가 좋지 못한 나에게 인도네시아 운전자들은 아주 훌륭한 인내심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차 안에서 아들에게 물었다.

        " 언제부터 교장수녀님(Sr.Myriam Juniati SPM) 이 너에게 내 아들이라고 말했는데?"

        " 3개월 쯤 됐다. 아침 조회 때 수녀님이 ' 어제 저녁 때 수녀들과 함께 한국 드라마 보면서 우리 학교도 한국학생이 있는데 아주 공손하게 인사한다며 다른 수녀님들에게 자랑했었다고 했어' 그 다음부터 수녀님이 나에게 'my son' 이라고 했어. 이젠 전교생이 다 알아."

        " 너 그럼 수녀님께만 고개 숙여 인사하나 아니면 다른 선생님들께도?"

        " 선생님들께는 똑같이."

        " 세상에 어쩌면 네가 그렇게 착하노......."

        " 엄마가 어른들은 인사 잘하는 아이를 좋아한다고 했잖아." 


        인도네시아 학생들은 인사 할 때도 우리처럼 고개를 숙이지 않고 그냥 악수만 한다. 늘 그런 인사만 받다가 고개 숙여 하는 인사를 받으니 수녀님의 마음은 상당히 존경받는 것 같아 기뻤던가 보다. 사실 따지고 보면 내 아들이 착한 것이 아니고 어른들 공경에 대한 우리 한국의 전통문화가 훌륭한 것이며 또한 외국인들 보기에도 상당히 좋은 것이다.

         

                  <성당 앞 이젠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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