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일

여행은 일이고 일은 여행이다

인도네시아 일상/인니 한인들

젊음과 늙음

이부김 2008. 9. 14. 03:25
728x90
반응형

         

       젊음과 늙음 


                                            글/별과달

어제는 남편이 문자 메시지로 내 나이가 몇이냐고 물어왔습니다.

남편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가만히 세어보니사십대가 이미 되었습니다.

뜬금없는 남편 물음에 나이를 알려주니 '세상에 벌써 그렇게 되었냐'며 아니라며

내 원래 나이보다 세 살이나 작게 알고 있는 것입니다.

섭섭하기도 해라!

아내의 생일을 기억 못하는 것은 용서 할 수 있어도 아내의 나이를 모른다는 것은

도저히 용서 할 수 을 만큼 미웠습니다. 솔직히 말해 젊게 봐 준 남편이 고마웠습니다.


첫아기 안고 기저귀 가방 메고 계모임에 갔더니 시부모님께 아기 맡기고 나온 친구가

감사하지도 않은 채 시어머니와 함께 살면 간섭이 심해 불행하다며 투덜거리다가 에덴동산에

살던 하와는 시어머니가 없어 축복받은 결혼 생활이었다고 우스개 소리까지 해 댔습니다.

나는 그래도 시부모님 계시는 사람들이 지금까지도 부러운데......

그러자 옆에 있던 키 작고 결혼 일찍한 친구가 우리 언니가 그러는데

'사십 대만 되면 아이들도 다 키웠고 시부모들의 잔소리도 들어 넘길 수 있고 그 때는

여유가 있어 뭐든지 마음대로 즐길 수가 있어 좋다'며 자기 경험인양 말했습니다.

나는 그 때 사십대들은 아주 어른들 세대인 줄만 알았습니다.

 


한국에는 추석이라 모두들 분주하지만 외국에 사는 나는 추석이 전혀 분주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추석이 없었으면 마음이 이렇게 허전하지는 않을 터인데 하는 생각도 듭니다.

외국에 살면 가장 외로울 때가 고국의 명절 그 다음은 살고 있는 나라의 명절 때랍니다.
고국의 명절은 함께하지 못하니 마음이 서운하고

살고 있는 나라의 명절은 모두들 분주한데 나만 그렇지 않으니......


함께하지 못하는 추석, 인사 메일이나 보내려고 메일함을 뒤적여 보다가

늘 나에게 좋은 말씀을 해 주시는 부모님 같은 분에게서 받은 메일이 있어 옮겨 봅니다.

 

지난 6월 중2 손자 녀석에게 물었다.

"6월하면 뭐가 생각나니?"

"6. 25요."

"그래 그때 나는 지금 너보다 어린 중1이었다. 그런데 어~하다 보니 70세가 후딱 넘는구나.

너도 어~하다 보면 내 나이가 되지. 그러니 열심히 공부해라." 

세월은 정말 잘 간다.

별님 젊음을 즐겨라

즐길 시간은 많지 않다.  

 

나에게 젊음을 즐기라고 하시던 분,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스승처럼 가르쳐 주시고 그리고

부모님처럼 나를 참 잘 보살펴 주시는 분인데 요즘 건강이 좋지 않으시다기에 내 마음이 많이 

무겁습니다. 하루 빨리 쾌차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어느 분의 블로그에서 읽은 글이 생각 납니다.

" 너희가 늙어봤느냐 우리는 젊어봤다"

 


 

728x90
반응형

'인도네시아 일상 > 인니 한인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나기와 환율 때문에  (0) 2008.11.28
용서와 이해  (0) 2008.10.27
라디오와 텔레비젼  (0) 2008.09.01
<RE:나쁜 사람이 착한 사람에게>  (0) 2008.08.03
이모라고 부를까요?  (0) 2008.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