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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취재.촬영/취재 현장 이야기

소의 배설물로 바이오가스 만드는 마을/Biogas

이부김 2008. 6. 15.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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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가스 저장탱크>

           

                소의 배설물로 바이오가스 만드는 마을

            

             

                                                    글/별과달

도로가 너무 가팔라서 자동차는 숨이 가쁜지 헥~헥~ 거렸다.

마을 입구 개선문으로 들어서는데 어디선가 낯익은 냄새들이 날아왔고 눈앞에는 ‘ 바이오가스 시범마을’이라는 간판이

이정표처럼 적혀 있었다. 낯익은 냄새는 다름 아닌 소들의 배설물이었다.

나는 그 냄새를 많이도 맡았기에 잘 안다. 초등학교 여름 방학 때면 마을 친구들과 함께 들로 산으로 소 풀먹이로 갔던

일이 생각난다.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딸아이는 “ 엄마는 정말 시골 사람이네” 라고 말하곤 했었다.


허리 구부정한 노인이 담벼락에 아래 심어 놓은 파를 바라보고 계셨다.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바뚜 젖소 사육장에서 가르쳐 사람의 이름을 알려주니 “저기 꼭대기 집이야” 하시며 가리키는데 노인은 팔은 하늘로 향하고 있었다. 굽은허리 펴기가 그만큼 힘이 드신 것일지도 모른다.


그 집은 대문도 없는 집이었고 좁은 마당에는 커다란 비행접시가 하나 놓여 있었다. 임산부 아주머니가나오더니 아저씨 불러주겠다며 기다리라고 했다. 나는 아저씨에게 바이오가스에 관해 뉴스 취재 왔다고 말했더니 아저씨는 아주 반갑게 맞이하여 주었고 시설에 대하여 차근차근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마당 한 귀퉁이에 있는 젖소들의 외양간에서 나오는 배설물에 물을 붓고 적당하게 섞어 준 뒤 제 1저장 탱크로 흘러보내고 그 다음 제2 저장 탱크에서 일주일 정도 지나고 숙성이 되어지면  제 3 저장 탱크로 옮겨진다는 것이다. 제 3 저장 탱크에서 나오는 물과 찌꺼기는 거름으로 사용되어 채소 키우는 밭으로 보내진다고  했다.

 

비행접시처럼 생긴 모양의 제 2 저장 탱크(digester)에서 가스를 뽑는다기에 내가 관심을 보였더니 아저씨는 멀리서 취재왔는데 내 설명이 부족하면 안된다며  친절하게도  뚜껑까지 열어 설명해주는 바람에 새벽 출발하느라 아침을 먹지 않아 공복인 나는 그 냄새가 너무 역겨워 구역질까지 났다.

제 2 탱크에서 연결된 호스를 따라 부엌으로 갔다가 아주머니에게 인터뷰를 하고 다시 밖으로 나왔는데 이상하게도 이제 더 이상 냄새가 나지 않았다. 냄새가 어디로 갔을까? 내 코는 이미 감각을 잃은 것인지 아니면 기능이 마비가 되어 버린 것인지 아무튼 냄새를 느끼지 못했다.

 

    

 

또요마르또 마을 사람들은 모두 젖소를 키웠다. 한가구당 대여섯 마리의 소들이 있었고 큰 저장탱크에 여섯 집정도

소들의 배설물을 모아서 시설을 해 놓으니 가스가 풍부하다고 말했다. 바이오가스 설비 비용은 젖소 스물 삼십 마리의 

경우 6가정 정도 사용하며 루피아 300만(32만원) 밖에 들지 않았다. 비용을 여러 집 나누면 그리 부담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시설하기 전 소똥 치우는 일이 너무 골치 아팠는데 이제는 그런 골머리 앓은 일도 없고 더구나 공짜로 가스까지 사용 할

수 있으니 가스 값이 올라도 걱정이 없단다. 또  LPG처럼 폭발 할 염려도 없어 너무 좋다며 환한 웃음을 짓는 아저씨의

구리빛 이마는 노인이 보살피던 파고랑 같았은 주름살이 가득했다. 

바이오가스 사용시 켜면 불이 붙는 가스레인지와는 달리 석유곤로에 불을 붙이듯이 가스를 켜고 성냥불로 불을 붙였다. 파란 불꽃이 마구 피어 오르는데 주부인 나는 그 화력이 참 탐났다.


 젖소 사육장에서는 바이오가스를 시설을 만들어 개발한지는 약 십오 년이 넘었으나 주민들의 관심을 얻지 못하였는데

요즘 고유가시대를 맞이하여 이 바이오가스의 주민들에게 인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하였다.

사무실에서 잠기 기다리는 동안 아이스크림과 우유를 잔뜩 가지고 와서 마당에 있는 젖소들의 것으로 만든 것이라며

권하였다. 나는 자꾸만 바이오가스 통속의 것들이 생각나서 맛있게 먹을 수가 없었다.

젖소 사육장에서는 주민들에게 바이오가스 시설 방법을 교육하고 주민들은 스스로 설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얼마

전에 특별히 지은 바이오가스에 관한 전문 기술자를 양성하려고 학교까지 설립하였으며 배운 학생들은 그날도 마을

주민들에게 바이오 가스에 대한 지식을 알려주고 있었다. 또 대학생들과 초 중 고등학생들에게 체험학습현장으로

이용하기도 하고 있었다.

 

    

         <바이오가스 시설 샘플>                                         <현장에 활동나온 대학생들>

 

이번 바이오가스 마을을 둘러보니 인도네시아는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축복받은 나라임에 틀림없다.

넓은 땅 천연자원과 인력이 풍부한 나라이다. 다만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너무나 여유롭기 때문에 아직도

개발도상국이지만 그들의 사고방식만  새롭게 변한다면 아마도 상당한 강대국이 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확신처럼 들었다.

 

 인도네시아 한인뉴스 2008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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