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별과달
[ 엄마 컴퓨터 선생님이 우리 집 컴퓨터 문제가 생기면 연락을 하래...]
[ 선생님이 왜? ]
[ 아주 싼 가격으로 고쳐준다고 했어.]
[ 싼 가격으로 ]
[ 응, 내가 어제 우리 컴퓨터 고쳤던 이야기하였더니 그 보다 훨씬 싸게 해 줄 수 있데 ]
나는 마음 속으로 훨씬 싼 것이 아니라 훨씬 비싸게 지불해야 할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 그래. 그럼 다음에 문제가 생기면 그렇게 하자 ]
중학생 아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얼마 전 개인 레슨을 할 수 없어 방과 후 돈벌이가 되는 일을 찾는다던 선생님의
농담 같은 진담이 생각났다. 대화에 등장하는 컴퓨터 선생님은 인도네시아 사립 중학교에 12년째 근무하는
임시직 교사이다.
<말랑 제4 국립고등학교 입학식 때 선생님들 소개하는 장면>
우리 집은 3대 컴퓨터를 사용한다. 이를테면 내 컴퓨터가 센터이고 아이들 컴퓨터로 인터넷이 흘러가도록 모뎀과
합을 설치 해 두었다.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이 있어도 한대가 걸리니 이 놈의 부지런한 바이러스가 여기저기로
마구 퍼져버린 것이다. 당장 컴퓨터 사용을 못하니 답답했다. 그런데 아이가
[ 엄마 우리 선생님에게 연락을 하자 ] 고 말했다. 난 솔직히 불편하겠지만 [ 그래]하고 대답했다.
우리 집은 한 달 꼬박 사용하고 지불하는 인터넷 비용이 88만 루피아 한국 돈으로 약 9만원 정도 된다. 이 비용은 내가 한 대의 컴퓨터를 사용하나 3대를 사용하나 똑같다. 그러나 인터넷 속도는 좋지 않다. 더러는 한번 클릭하고 '국기에 대한 맹세'를 반정도 외우고 나면 화면이 뜨거나 아니면 제목만 외쳐도 운이 좋으면 화면이 뜰 때가 있다. 그래도 인터넷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방과 후 와서 이방 저 방 컴에 프로그램을 다시 깔고 그 깔리는 동안 저녁때가 되어 저녁 식사를 함께 하였다.
그리고 밤 열시가 되어도 다 못 끝냈다. 나는 일의 느린 속도가 답답했다. 그러나 내일 계속하자며 그 날은
그렇게 돌아갔고 다음 날 오후에 또 와서 하던 일 계속하였다.
그 날도 저녁때가 되어 버렸다. 할 수없이 저녁식사까지 했다. 그 후 언뜻 비추는 이야기가 교사일 그만 두고
싶다고 했다. 그럼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물었더니 게임방을 차리고 싶다고 한다. PC방이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
몇대 가지고 하는 작은 게임방. 이곳에서 PC방 4년 해본 경험자로 나는 그 좋은 직업 교사직을 그만 둔다는 것을
말리고 싶었다.
인도네시아에는 교사가 과외 하는 것이 아주 자유롭다. 내 아이들도 학교 선생님께 과외를 한 적이 여러 번 있다. 과외를 개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룹으로 학원처럼 집에서 하기 때문에 그 수입이 월급보다 더 많다.
그러나 그는 전공이 수학이나 화학 물리 과목 등등이 아니기에 지금 인도네시아에 현실을 짚어 보면 컴퓨터 과외
하는 사람은 없다. 나는 자꾸만 그의 월급이 궁금해 은근슬쩍 얼마인지 물어 보았더니
시간당(40.000) x 일주일 (예; 30시간) = 1.200.000을 한달 기본급 정함
수당으로 아침 식사 = 3.000 X 26일 = 78.000
담임일 경우 150.000 교통비 100.000를 더 하면 합계가 1.528.000이 월급이다. 1 $= 9.200 RP
교사 유니폼은 정부로부터 받고 그 선생님의 학교 같은 경우 전교직원이 올해 초 노트북도 한대씩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당장 받는 수입이 적어 아무리 아껴 쓰지만 한달 생활비에서 늘 숨돌릴 틈이 없다고 한다.
게다가 보너스는 일년에 한번 큰 명절 때 만 받는다.
가깝게 지내는 고등학교 몇 명 정규직 선생님들도 푸념 삼아 그런 이야길 자주 했었다. 물론, 사립과 국공립이
정규직과 임시직의 그리고 근무 경력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다. 임시직 같은 경우에는 사립 학교가 국공립보다
월급이 조금 더 많다.
그 선생님들은 한국 학교나 교사들에 대하여 자주 물었다. 무엇보다도 긴 여름, 겨울 방학이 참으로 부럽다고
하였다. 인도네시아는 현지 학교들은 행사에 따라 수시로 방학한다. 이를테면 국립은 이슬람 명절인 라마단에
방학이 길고 카톨릭 재단은 크리스마스 때 2 주 정도로 긴 방학을 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였고 어느 나라든 교육의 현장은 황금어장 인만큼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인도네시아는 체벌이 금지되어 있다. 인도네시아 학생들은 선생님과 악수를 하면 선생님의 손을 꼭 자신의
이마에 갖다 댄다. 이건 존경의 의미를 뜻한다.
한국처럼 긴 방학도 없고 수시로 하는 짧은 방학, 인도네시아에서 교사직은 아직 그리 인기 없는 직업은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상당히 인기 있는 직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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