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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일상/인니 학교

급체, 소화불량 배꼽에 오일 바른다

이부김 2007. 9. 2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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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체, 소화불량 배꼽에 오일 바른다

 

  글/별과달

며칠 아들이 학교에서 2 3 캠프 갔었다.

학교에서는 반 전체를 데리고 캠프를 가면서도 버스를 타지 않고 몇몇 학부모 개인 승합차로 학생들을 태워

이동해 주길 원했다. 캠프 마지막 날은 태워 준 몇몇 학생을 또 학교까지 데려다 줘야 하기에 마치는 시간 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다.

 

학생들이 선생님 말씀 들으며 나무 아래 있는데 아무리 찾아 보아도 나의 아들은 안 보였다. 두리번거리며

이리저리 살피다가 담임 선생님과 눈길이 마주치자마자, 오른 손을 번쩍 들어 나무 밑으로 알려 주셨다.

그 나무 아래는 학생이 쪼그리고 앉았고 수녀님은 학생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고 계셨다. 그러더니

수녀님은 학생을 데리고 텐트로 갔고 거리가 멀었지만 걷는 뒷모습만 봐도 나는 아들인 걸 단번에 알았다.

 

 텐트에 도착해 속을 들여다 보니 창백한 얼굴 빛으로 누워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묻자,

담임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이

“ 한솔이가 오늘 아침에 번지 점프할 때 어지러워서 그런 것 같아요. 어제는 컨디션이 좋아 축구도 하고

하루 종일 밥을 여섯 번이나 먹었어요.”

놀라고 기가 막혀 웃음이 나왔다. 여섯 번이란 말에 사실 부끄럽기도 했다.

“ 아니, 밥을 여섯 번이나 먹어요?”

“ 네, 아무튼 많이 먹었어요.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먹었어요.”

“ 한솔아 정말로 밥을 그렇게 많이 먹었니?”

아들은 대답 대신 ‘우 웩~’하고 텐트 밖으로 토했다.

 

담임의 이야길 가만히 들어 보니 운동하다가 배고파 급하게 먹어 체해서 소화불량인 것 같다고 말했더니 자신도

생각도 그렇다고 말했다. 수녀님이 약을 가지러 간다며 일어나 가셨다.

약으로 가져 온 것은 작은 오일 한 병, 그 이름은 ‘미냑 까유 뿌띠(Minyak Kayu Putih)’이다. 수녀는 아들에게

엎드리게 하고 그 오일을 등허리에다 발라 주었다. 또 바로 눕혀 놓고 배꼽 주위에도 발라서 문질렀다.

 

 

거 참, 이상하다!

체했거나 소화불량 같은데 왜 오일을 배나 등에 발라 주는지 물으니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그렇게 한다고 했다.

나는 우리 한국 사람들은 따는 방법을 사용한다며 바늘을 찾으니 없어 대신 옷 핀으로 아들의 손가락을 일단

찔러 피를 나오게 했다.

과식과 급체로 배 속이 아픈데 겉에 오일을 발라 주면 낳을까? 하고 신기해 하며 물었듯이 수녀님도 배 속이

아픈데 배와 거리가 아주 먼 손가락에 바늘로 찔러 피 내는 내 방식을 신기해 하며 물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방법은 달라도 배 아픈 것을 치료하는 목적은 같았다.

 

오일을 피부 가려울 때, 모기에게 물렸을 때, 발라주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만병통치약으로 쓰는 줄은 몰랐었다.

옆에 있던 다른 학부형이 감기 기운이 있어 목소리가 안 나온다며 목에다 발라주고, 코가 힌 느낌이라며 코에다

대고 냄새를 았다. 냄새를 맡으면 막힌 코가 뚫린다고 한다.

몸살 기운이 몸에 돌면마숙앙인이라 하며 오일을 배꼽 주위에 발라 주면 들어 바람이 배꼽으로 빠져 나와

몸살이 , 감기가 심하게 들렸을 때는 등에 오일을 발라주고 동전으로 사선처럼 긁어 준다. 긁고 나면 피멍이

붉게 드는데 색깔이 검붉수록 감기가 심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틀이 지나면 금방 없어진다.

 

그 날 인도네시아 식과 한국 식을 두 나라 요법으로 치료 받은 아들은 효과가 있었는지 집에 도착하자마자 친구들

잠시 만나고 오겠다며 나갔다. 저녁 때가 되어서 돌아 온 아들은 발을 절룩거렸다. 발을 살펴보니 세상에

아스팔트위에서 맨발로 축구를 했다며 발바닥에 껍질이 벗겨져 있었다.

“ 이 놈아, 요즘 멀쩡한 운동화 놔두고 맨발로 축구하는 한국 사람은 없다. 너 도대체 한국 사람이니 인도네시아

사람이니? "

약과 붕대를 찾으니 아들이 하는 말

“ 엄마 있쟎아, 미냑 까유 뿌띠 그거 바르면 금방 나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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