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여행은 일이고 일은 여행이다.
이 문장에는 나의 일상,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미래의
나를 설계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으면서도 나는 여행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외국에서 20년 살면서
이제까지 여행(직업)으로 가 본 곳이 약 500여 곳이 넘는다.
그 중에서 언제라도 여행가고 싶은 10곳을 꼽으라면
1번(브로모 화산)에서 9번까지가 인도네시아, 지막 10번이 싱가포르 샌토사이다.
그런데 이번 여름에 몽골여행 다녀오면서 1위가 몽골 중부지역으로 바뀌었다.
몽골에서 패키지가 아닌, 자유여행으로 중부지역을 6박 7일 동안 오프로드 여행을 했다.
너무 행복한 여행이었기에 이야기하고자 한다.
울란바토르에서 아침 일찍 봉고차 타고 세미고비로 출발 했다.
저녁 무렵에 허궁항게르 캠프에 도착했다.
바위가 병풍으로 둘러싸여 있고 그 아래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게르 캠프가 참 예쁘다.
우리는 식당과 샤워장이 가장 가까운 앞쪽 게르에 짐을 풀고 낙타 타러 세미고비로 갔다.
다음날 게르에서 짐을 챙겨 나왔다.
오늘은 어디로 갈 것인지 궁금하지도 않다.
어딜 가더라도 다 즐거운 여행이니까.
넓고 넓은 초원에는 양떼들이 살지요.
엄마 양떼 아빠 양떼 아기 양떼 살지요.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양떼들
몽골에는 양떼들이 엄청나게 많아요.
저 광활한 초원을 자동차로 달린다. 내가 달리는 것도 스릴 있지만
남의 자동차가 달려가는 것만 봐도 보기 좋다.
오솔길을 한참 달리던 자동차가 갑자기 초원으로 들어가서 멈춘다.
종일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안 고플 것 같은데, 가이드는
“오늘 점심은 이곳에서 먹을 겁니다.”
아니, 이렇게 아름다운 초원에서 점심을 먹는다고?
가이드가 점심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나는 이리저리 구경하고 사진 찍느라 바쁘다.
가이드가 식탁이 펼쳐지더니 접시에 밥이 담겨졌다.
초원에서 양들은 풀을 뜯고 우리들은 따뜻한 점심을 먹는다.
이보다 더 아름답고 멋진 레스토랑이 있을까? 디저트로 따뜻한 커피까지 즉석에서 내려마신다.
이렇게 분위기 좋은 카페가 이 세상 어디에 있을까?
초원에서 마시는 커피의 맛은 일품이다.
초원의 키 작은 꽃 위에 하얀 햇살이 떨어져 있고,
그 꽃들이 바람에 간들간들 거리는데 내 가슴은 설레다 못해 터져버릴 것만 같아
나는 초원으로 양떼처럼 마구 뛰어 다녔다.
언덕에서 아름다운 풍경이 있어 잠시 카메라를 꺼냈다.
고개를 들면 천지사방이 윈도우 바탕화면이다.
초록 위에 연인들은 서 있기만 해도 웨딩촬영사진이다.
스틱만 있으면 골프를 쳐도 되겠다.
초원을 자동차로 달리는 그 느낌과 매력은 해보지 않으면 전혀 모른다.
말 타고 초원을 달리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 모든 걸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묻지 말고 그냥 가봐라’
이럴 때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을 제격이다.
초원의 매력은 끝이 없다.
구름이 떠 있는 푸른 하늘과 초원의 끝이 맞닿는
그 중간에서 양떼와 염소, 야크 떼들이 무리지어 이동한다.
가축들이 움직임은 자연의 울렁거림이고
캔버스 위의 붓이 움직이듯 초원에 거대한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유목민들의 생활문화에는 ‘행인이 찾아오면 가족처럼 대하라. 나도 행인이 될 수 있다.’ 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누구든지 유목민이 사는 게르에 찾아가면 대가 없어 먹여주고 재워주는 것이라 한다.
가이드는 그런 말을 우리에게 해주면서
실제로 그러한지 들어 가보자며 시골의 낯선 게르에 들어갔다.
주인은 우리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고 따뜻한 마유와 금방 만든 치즈까지 꺼내준다.
치즈의 모양은 금방 끓여서 만들었는지 누룽지덩어리였다.
나는 마유를 꿀꺽 반잔 정도 마셨다.
그리고는 게르의 모양과 문양에 대해 물어봤다.
게르 안 서까래 기둥은 88개이고 주황색은 부를 상징한다.
게르 문은 추위를 피하기 위해 남향이다.
게르 입구에서 정문은 주인의 자리, 손님은 들어가면서 왼쪽에 앉는다.
중간에 난로가 있는데 유목민들은 불을 신성시 한다.
게르의 문양의 푸른색은 하늘, 녹색은 풀, 빨강은 불, 흰색은 우유, 노랑은 태양을 의미한다.
게르는 매서운 봄바람을 견딜 수 있게 공기역학적 구조로 개선되어 있으며,
작은 가족의 게르는 어른 두세 명이 30분 이내에 분해하고 1시간 이내에 조립할 수 있다고 한다.
가이드가 말했다.
“오늘 점심은 유목민들과 삼겹살 구워 먹으면 어떨까요?”
가이드는 밀 준비해 온 삼겹살을 꺼내고 상추를 씻었다.
그들과 함께 삼겹살을 구워 먹었다.
나는 감자가 있는지 물어보고 난로에 감자를 굽자고 했다.
잘 익은 감자 껍질을 까서 유목민 아이에게 주니 처음 먹어보는데 맛있다며 미소를 짓는다.
그 다음 게르 밖에 있는 장작 패기 체험을 했다.
그리고 델(몽골전통복장)을 입고 말을 타러 갔다.
그래 바로 여행은 이런 것이지!
현지인들과 어울려 함께 그들의 문화를 알아가고 우리의 문화도 알려주는 것!
수천 년 동안 몽골의 유목민은 계절에 따라 초원지역을 이동했다.
여름에는 메마르고 바람이 부는 강변 지역이,
겨울에는 강바람을 피할 수 있는 산이나 언덕과 가까운 지역이 살기에 가장 좋다.
몽골에서 초지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공동 소유이기 때문에,
유목민들은 계절마다 최적의 장소로 자유롭게 이동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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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르헉의 유래>
고기를 뜨거운 돌에 얹었을 때 '허르~' 하고
나는 소리에서 유래한 이름이 허르헉이다.
허르헉은 오래전부터 유목민들이 먹어왔던 몽골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일 년에 약 스물 번 정도 옮겨 다녀야하는
유목민들은 게르 옮길 때 허르헉 재료를 큰 솥에 넣어 가지고 갔다.
이동하여 게르 완성하고 난 후 다 익은 허르헉을 먹었다고 한다.
허르헉 만들 때 반드시 단단하고 매끄러운 자갈돌을 사용 한다.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돌을 뜨겁게 달군다.
큰 솥 안에 달구어진 자갈돌을 넣고 위에 양고기를 넣고 적당량의 소금을 넣는다.
그리고 감자와 당근과 넣고 양파 넣고 물을 조금만 붓고 뚜껑을 닫아 둔다.
허르헉은 우리가 뼈째로 뜯어먹는 갈비 모양이고 육질이 부드럽고 연하다.
그런데 고기에 잡내가 좀 난다. 맛술을 좀 넣어서 요리했으면 좋겠다.
다음 번에 기회가 되면
맛술 대신 몽골 인들이 마시는 술이라도 좀 넣어서 요리해 봐야겠다.
유목민들은 보통 양이랑 염소는 3월 소와 말은 5월 6월 짝짓기를 시작한다.
겨울은 9월부터 3월말까지라서 게르는 산 아래 짓는다.
유목민들의 이동하는 장소를 알아보면, 봄에는 낮은 언덕에 자리 잡고
6~8월까지 여름 물가에 자리 잡고 일 년에 10번~ 많게는 20번까지 풀을 찾아 이동한다.
아무리 가축들이 먹을 풀이 많은 곳이라도 사람들이 마실 물이 없는 곳에는
유목민들이 자리 잡지 않는다. 식수의 반경 3km 에 게르 짓는다.
이동할 때 유목민들은 한 가족이 옮겨 다닌다.
몽골의 가축 수는 7.000만 마리가 된다.
인구수는 300만인데 사람에 비해 20배가 된다.
몽골에 나무가 없는 이유는 유목민들이 살기 때문에
나무를 관리할 수 없기 때문에........
가족단위로 이동하기 때문에 결혼하기에 문제가 된다.
이런 일정을 잡아 준 딸에게 고맙고 하나님께 감사했다.
한국수필 2023년 10월호 기고 김성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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