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일

여행은 일이고 일은 여행이다

좋은 글 모집/이상헌 50 법칙

1분 기도

이부김 2010. 11. 2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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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분 기도

     

    이상헌/칼럼니스트
     
    우리는 무조건 큰 것을 좋아한다. 무리해서 집 평수를 늘이고 소형차를 큰 차로 바꾼다.
    일본에서는 1~20평 아파트에 대기업 회장이 살고 있고 프랑스에서는 실용적인 소형차가 훨씬 더 많다.
    이태원의 술집에는 미군들이 많이 오는데 그들은 맥주 1캔을 놓고 보통 한두 시간 대화를 나눈다.
    우리는 그 시간에 맥주 최하 5병은 마신다.
    술집에 가면 무조건 기본이 나온다. '맥주 2병에 안주 한 접시'다.
    우리는 양적(量的)인 사고를 하는데 외국인들은 질적(質的)인 사고를 하는 것이다.
     
     
     
    설교와 기도를 길게 하는 목사도 있다.
    기도가 길어지면 몸은 교회에 있어도 영혼은 허공을 헤매는 사람도 생겨난다.
    식사시간에 졸고 있는 사람은 없지만 기도 할 때 졸고 있는 사람은 꽤나 있다.
     
    어떤 모임에 가면 3분 스피치를 시킨다.
    자기가 하려는 말을 요약하여 3분 안에 하게 하는 것이다.
    물방울 하나에도 우주가 들어있는 것처럼 3분 스피치훈련이 된 사람은 3시간도 거뜬히 해낸다.
     
    내가 가장 많이 쓴 방송프로는 1분짜리다.
    매일 4개씩 10년을 썼으니 한 달에 120꼭지 1년이면 1500꼭지가 되고 10년이면 15000 편이 되는데
    이렇게 훈련되다 보니 대하소설도 1분으로 압축시키는 능력이 생겨났다.
    신문 칼럼도 200자 원고지 5장정도인데 이런 글을 수없이 쓰다 보니 짧게 하는 데는 도가 트게 되었다.
     
    결혼식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인기가 없는 것은 주례사다.
    불필요한 내용도 많고 길게 끌다보면 집중은커녕 산만해진다.
    그래서 사회자가 "주례사가 있겠습니다." 하고 말하면 갑자기 와글와글해지는 것이다.
    요즘 주례 없는 결혼식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얼마나 주례사가 지겨웠으면 그랬을까 하는 반성을 주례들도 해야 한다.
    주례 없이 하는 예식은 심판 없이 하는 경기와 다를 것이 없다.
     
    서울의 대부분의 예식장에서는 나를 잘 안다.
    5분 주례사로 소문이 낫기 때문이다.
    주례사는 부부가 하나 되어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말이다 보니 주례들은 한마디라도
    더 해주고 싶어 하지만 결혼 당사자인 신랑신부의 귀에 그 말이 들릴 리가 없다.
    그런 것을 잘 아는 나는 결혼 전에
     '행복한 결혼생활'에 대한 사전교육을 시키고 혼례식에서는 '5분 주례사'를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지겨워하는 말 중에 또 하나는 축사와 격려사다.
    모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얘기들이지만 할 사란이 많다보면 1~2분 안에 끝내야 하는데
    말이 길어지다 보면 본 행사가 피해를 입는다.
    이 역시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말과 글은 다르지 않다.
    말을 기록한 것이 글이요
    글을 입으로 표현 하면 말이 되는 것이고 보면 간단명료처럼 중요한 것도 없다.
     
    앞으로 크게 기대되는 대학을 꼽는다면 남서울 대학교다.
    교수들이 강의하기 위해 단상에 올라가면 1분 기도를 반드시 하게 되어 있다.
    늘상 같은 기도를 할 수 없으니 교수도 기도에 대하여 끊임없이 연구하고 준비하게 되고 기도를 통하여
    학생들과 영적인 교감이 된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1분 기도는 영적인 성숙뿐만 아니라 학습에 대한 이해도나 집중력도 강화되게 마련이다.
     
    강의 전 기도는 음식 먹을 때 전채요리와 같아 수강태도도 달라지고 교수 역시 진지해진다.
    학생이 졸업할 때까지 듣는 기도는 교인이 교회에서 평생 듣는 기도보다 월등히 많다. 
    이렇게 하다 보면 영적으로 성숙된 인간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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