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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모집/이상헌 50 법칙

식물도 말을 한다

이부김 2010. 10. 1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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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도 말을 한다


                                           이상헌

용산 세계일보 강당 뒤쪽에 큰 화분 2개에 2m가 넘는 행운목이 심어져 있었다. 그런데 하나는 상태가 비교적 괜찮았고 또 하나는 죽은 것같아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하나는 죽었고 하나는 살아있다고 했다.


그러나 나의 느낌에는 한 겨울에 관리가 잘안되었던 것이지 죽은 것은 아니어서 사랑을 주면 살아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려서 부터 의사가 포기한 25가지 병과 동거동락하며 살아왔기에 병든 사람이나 약한 동물을 보면 남처럼 보지 않았다. 


그래서 자주 만나는 차준영(현재 부사장) 씨에게 누가 화분을 관리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하니 편집국장 기사는 상주하니까 부탁하겠다고 했다. 기사는 수시로 물을 주고 영양제도 꼽아주어 화초 살리기에 동참시켰지만 5월이되고 6월이 되었는데도 전혀 반응이 없자 모두 포기하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끈기를 가지고 정성을 다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7월이 되자 싹이 조금씩 나기 시작하더니 8월이 되자 힘차게 잎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자하는 것은 이것이 아니다. 그동안 멀쩡하다고 생각되었던 다른 화분은 무관심 속에 죽어버렸고 죽었다고 했던 것이 살아난 것이다. 하찮은 식물도 사랑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행운목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 있었던 얘기다.


외딴 집에 살인강도가 들어와 노파를 살해하고 귀중품과 돈을 가져갔다. 그런데 목격자가 없고 그 방에 선인장이 있었는데 화분이 부서져 있었다. 용의자를 잡아 심문을 해도 자백을 하지 읺아 목격자를 찾다가 담당 형사가 무릎을 쳤다.


'목격자는 선인장이다. 선인장에 거짓말 탐지기를 붙여 놓고 용의자를 보여보자.'

 


처음에 몇명의 용의자를 보여도 반응이 없었는데 나중에 한 용의자가 들어 오자 바늘이 심하게 요동쳤다. 선인장은 범인을 알아 본 것이다. 결국 용의자는 순순히 자백 할 수 밖에 없었다.


나의 칼럼에 등장되었던 서양화가 채희철씨는 사고로 한 팔을 잃었지만 남은 팔로 붓 대신 나이프로 그림을 그리는데 아주 잘 그린다. 그는 골목에 남들이 죽었다고 내다 버린 화분을 모두 주어다 화실에 두고 살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분갈이를 하고 때에 맞춰 물을 주며 좋은 음악을 들려주면서 끊임없이 대화를 하는데 영이 맑은 그는 화초들이  말을 알아듣는다.


"화초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알아듣고 반응합니다. 꽃이나 사람이나 사랑은 중요한 요소지요." 


그의 화실에는 무성하게 자란 화초가 가득하다. 그는 누구를 비판하거나  원망하지도 않고 욕도 하지 않는다. 누가 남을 욕하거나 비난하면 알아듣게 주의를 준다. 언어 생활에 있어서는 100% 순수 그 자체다.


"좋은 말에서는 좋은 파장이 나오고 악한 말에는 악한 파장이 나오지요. 남을 욕하고 비난하면 제일 먼저 자기가 영향을 받습니다.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바보짓을 하고 있지요."


요즘 화초와 대화하는 사람이 늘어나는데 사랑하는 마음으로 감정을 표현을 하면 놀랍게도 반응한다. 내가 자주 만나는 컬러리스트 육혜숙 교수도 그중에 한 사람이다. 원래 화초가 잘죽어 키우기 힘들었는데 나의 얘기를 듣고 사랑하는 마음을 화초에 전달했더니 무럭무럭 자랐다고 사진을 찍어 보내왔다. 그 뿐이 아니다. 한 동안 남편의 사업이 힘들어 고전했는데 꽃이 잘자라면서 사업에도 기적처럼 놀라운 변화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식물이라고 단순한 생명이 아니다. 인간처럼 교감하고 협조하는 위대한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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