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일

여행은 일이고 일은 여행이다

이부김 일상/문학과 사진

낙엽파스

이부김 2010. 9. 8.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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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엽파스

      김성월


      가을날

      그리움이 노을처럼 번지면

      나는 거리로 나가서

      낙엽을 줍는다


      그리움이 통증처럼 느껴져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낙엽을 파스인양,

      가슴에다 곱게 붙여 본다

      그렇게라도 하면 좀 나아질까 하고             


      오늘도 누군가

      그리워져 버릇처럼 대문을 나가다

      편지 한통을 받았다


      손으로 적은 겉봉투에  

      내 이름이 곱게 적힌 하얀 봉투

      지구를 반 바퀴 돌아서 오느라고

      아직도 헐떡거리던 호흡하던 편지봉투

       

      올 가을의 이 편지가

      해마다 붙이던 낙엽파스보다

      더 강한 효능으로

      내 가슴을 가득하게 채워 줄지도.

       

       

      시작노트/

      가을은 나에게 있어 방학 때 겪었던 저녁과도 같은 계절이다. 

      어른이 된 지금도 가을은 겨울보다도 더 내 가슴을 시리게 만든다.

      그럴 때마다 누르스름한 낙엽들을 주워 가슴에다 파스처럼 붙이곤 했다.

      올해 가을에 받아 든 편지 속에는 가슴앓이 처방전이 들어 있었다. 

      어쩌면 이제부터 해마다 낙엽파스를 붙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재인니문인회 [가을우체국]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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