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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일상/인니 한인들

'조금만, 이번만'

이부김 2009. 11. 2.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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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로모산의 들꽃▼
       

                      '조금만, 이번만’


                                                        별과달

      지금으로부터 약 삼십 년 전 한 사내아이가 태어났고 꼬마가 되었다.

      집안이 너무 가난해서 날마다 끼니 떼우기에 급급했다. 꼬마가 초등학교 입학했고 소년이 되었다. 5학년 되었을 무렵 소년의 엄마는 김밥장사를 시작하고부터 끼니 거르는 일은 면했다. 친구들을 소년을 ‘김밥소년’이라고 불렀다. 소년은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방과 후 길에서 좌판을 깔고 장갑을 팔았다.


      소년이 자라서 고등학생이 되었다. 그러나 가난은 끈질기게도 소년을 발목을 잡고 있었다. 가난 때문에 학생은 고등학교를 자퇴를 하고 돈 벌려고 공사판 현장으로 뛰어 들었다. 공사판에서 모래 나르는 일로 시작해서 아파트 도배하는 일까지 닥치는 대로 열심히 일하여 돈을 벌었다. 그리고 청년은 6층짜리 건물까지 지을 수 있었다. 


      믿고 따르는 지인이 가진 돈 ‘조금만’ 주식투자 해보라고 권하기에 했다. 청년은 망설이다가 ‘조금만’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 처음 삼천만원을 투자했더니 육천만원이 되었고 그 다음 육천만원을 투자했더니 일억으로 불어났다. 감사한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었다. 이 젊은이는 끼니를 겨우 떼우던 지난날의 가난을 허물벗듯이 완전히 벗어 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으로 ‘이번만‘ 하고 가진 재산을 몽땅 털어 투자했는데 다 날려버리게 된 것이다.  흔히들 가난은 죄가 아니라지만 가난은 사람을 너무 불편하게 만들어 죄를 짓도록 만드는 것이 가난이다.


      며칠 전 젊은이로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다른 건 몰라도 주식투자는 많이 들었던 산수공식(?) 같은 이야기였다. 이제 그 젊은이는 길에서 장갑 팔던 초등학생 시절을 회상하고 절망을 희망으로 꽃피우기 위해 무역(?)을 하겠다고 이곳으로 찾아 왔었다. 그가 이곳까지 오게 된 경로는 원하는 사업 아이템을 인터넷 검색하여 클릭하였는데 '별과달의 이미지'란 블로그가 나왔고 찬찬히 글을 읽어보았는데 인간적인 믿음이 가서 인도네시아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과거를 솔직하게 말하면서 도와줘서 너무 고맙고 앞으로도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견학차원에서 왔는데 현지조사와 만남까지 주선하여 줬으니 그는 아주 흡족한 마음으로  “이 아이템은 대박입니다. 선생님만 절 도와주신다면" 라고 말했다. 그가 인도네시아에서 무역을 하겠다면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은 그가 특별히 부탁한 일외에도 아주 많다. 공항에서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살아있는 교훈 ‘조금만, 이번만‘이란 말이 참으로 단단하고 귀하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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