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으로 태어난 것을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동물로 태어났다면, 식빵에 잼도 발라 먹지 못할 것이고 인터넷도 못 할 것이며 또 차타고 다니는 것을 즐기는데 그것조차 마음대로 못 할 것인데 얼마나 슬픈 일이겠는가?
어디 그 뿐인가, 병이 들면 병들었기 때문에 일찍 죽어야 하고, 또 건강하면 건강한대로 주인이 원하는 날 사람들을 위해 죽어야 되기 때문이다.
동물 중에서도 한국에서 태어난 개와 인도네시아에서 태어 난 염소가 제일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개들은 특히 여름 복날에 두려울 것이고 인도네시아 염소는 하지 축제가 있는 날이 가장 두려울 것이다.
며칠 전부터 도로변 어설프게 쳐 둔 천막 속에서 죽을 날을 기다리는 염소들을 보았다.
지나 갈 때마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이상한 마음이 들었다.
염소들에게 풀을 주는 주인에게 물어 보았다.
“ 이 염소들은 내일 모레 모두 죽게 됩니까?”
“ 네, 그렇게만 되면 즐겁지요.”
“ 저기 붉은 숫자를 적어 놓은 염소는 어떤 염소들인가요?”
“ 그 염소들은 제 값에 이미 팔렸고 주인들의 암호를 적어 놓은 것이지요.”
흰색 몸에 붉은 색으로 적어 놓은 것을 보기만 해도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내친김에 더 물어 보았다.
“ 아저씨, 저 염소는 자기가 죽을 것을 알고 있을까요?”
“네 알아요.”
“ 어떻게요?”
“ 낯선 사람들이 와서 끌고 가면 고개를 이렇게 숙여요.” 하면서 자신의 고개를 늘어 뜨리 가며 친절하게도 설명하였다.
아무리 말을 못하는 짐승이지만 느낌이라는 것이 있을 것이다.
소도 도살장에 끌려갈 때 발버둥을 치지 않을까?
모르긴 해도 이 염소들도 내가 어릴 때 예방 주사 맞으려고 차례를 기다리던 그 심정일거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12월 8일 인도네시아 모든 이슬람교에서는 이둘 아디아(Idul Adha)를 맞아 하지 축제/희생의 축제(perayaan)를 뜻한다. 그날의 희생 제물로는 소와 염소들이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함께 먹는 날이다. 이날은 이슬람교 인들에게 있어 큰 명절의 하나이기도 한다.
아브라함의 순종의 행위 그이 아들 이스마엘(기독교:이삭)을 희생의 기념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슬람 달력으로 매년 Dhul-Haji의 10로 하며 라마단이 끝난 후 약 칠십 후의 날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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