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부와 운전 기사
글/별과달
인도네시아에서 살며 기사와 가정부를 두는 일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이곳에 있는 교민들 전부가 다 운전 기사와 가정부를 데리고 생활합니다. 이 나라의 생활 수준을 밖에서 판단 해 본다면 우선 가정부와 기사의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경제적으로 넉넉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가정부와 기사가 있어 편리한 점은 많습니다. 시장 보는 일도 필요한 것을 적어 가정부와 기사가 대신 시장 다녀오고, 설거지 빨래 청소하지 않아도 되고 음식 만드는 법 가르쳐 주면 그대로 만들고, 외출 시에는 집을 지켜주니 참 편하지요. 아이들 등,하교를 기사가 책임지고 맡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여자들의 천국이라는 말도 있긴 합니다. 주부들이 할 일이 없으니 골프나 치러 다니고 그러는 것이지요. 골프 치는 비용이 아주 싸거든요. 세계 오십 순위인 고급 골프장에서 치는 비용은 사십 $ 정도 인데 여성들에게는 특별히 20% 까지 할인 해주고 예약이 필요 없답니다. 골프가 중독성이 강한지 어떤 주부는 얼마나 골프가 치고 싶었으면 인력거에 골프채를 싣고 골프장으로 오더군요. 인도네시아에는 남의 나라에 의해 지배도 많이 받아 왔습니다. 지배하던 나라 사람들이 현지 사람들을 하인으로 부리던 제도의 흔적 같은 것이 아닐까? 제 나름대로 생각 합니다. 중산층 정도의 집은 처음부터 가정부 방이 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집을 살 때나 세 얻을 때, 방과 욕실은 가정부 것까지 몇 개 이렇게 계산을 한답니다. 가정부와 기사를 데리고 있으면 좋은 점과 좋지 않은 점이 있습니다. 좋은 점은 한국에서 손님이 와 북적거려도 주부가 일거리로 인해 부담이 되지 않고 함께 여행을 다닐 수 있으며 기사가 있기에 먼 여행을 다녀도 운전의 피곤함이 없다는 것이지요. 휴식 또한 언제나 취할 수 있으니까요. 좋지 않은 점은 가정부들이 청소를 다 해주기 때문에 아이들의 자립심이 없어져 간다는 겁니다. 늘 사람을 부리다가 보니 그 습관이 몸에 베여 주부인 나도 게을러지고 뒷일 처리가 흐려진다는 것입니다. 아주 늦은 밤중에 귀가했을 때 일이었답니다.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혼자 대문을 열고 차를 마당에 세우고 거실로 들어 와 잠이 들었습니다. 한참 자는데 벨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동네 지키는 경비 아저씨가 대문이 열렸다고 말했습니다. 자동차 크랙션을 치면 항상 가정부가 문을 열어주었는데 그 날은 너무 늦은 밤이라 차를 넣기 위해 직접 대문을 열었던 것이지요. 차에서 내려 자동차 문 잠그는 것은 나의 일이고 대문을 열고 닫는 일은 언제나 가정부가 했기 때문 일겁니다. 늦은 밤 대문을 활짝 열어 둔 일. 그 날 무서운 습관이 베여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습고 답답한 일도 있답니다. 냉장고를 보지 못했던 산골 사람은 냉장고가 꽉 차버리면 두부와 배추를 냉동실에 넣어 꽝꽝 얼려 놓은 일과 냉동실에 있는 얼음을 아주 신기하다는 듯이 만졌습니다. 밥상을 차릴 때면 숟가락을 인도네시아식으로 엎어 놓고, 감자를 깍을 때면 우리와 반대로 안에서 밖으로 깎고 빗자루질을 할 때도 밖에서 안으로 쓸었습니다. 된장을 보고 맨날 젠장이라고 했고 김밥을 주면 김을 까버리고 먹었습니다.
가정부 월급은 한 달에 한국 돈 5만원이면 족하지만, 요즘 가정부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랍니다. 신분이나 인품을 모르고 집으로 들였다가는 큰 피해를 보는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한 집에 매일 살면서 안방을 걸어 잠궈 놓고 살수는 없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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