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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는,
냉장고 문이 열렸는지 귀뚜라미 소리가 계속 났다.
부엌으로 가 보니 냉장고는 문을 잘 닫은 채 잠도 잘 자고 있었다.
나는 다시 침대로 와 누웠다.
이번에는 더 시끄럽게 들려왔다.
커튼을 열고 보니 창가에 심어 놓은‘행운목’에서 나는 소리였다.
하나님께서는 환한 낮에 일하고
어두울 때는 쉬라고 밤을 주셨다.
모두들 잠자는 이 밤에 나는 왜, 잠이 오지 않을까?
그리고 밤에는 ‘내일 일은 난 몰라요’ 하고 잠을 자야 하는데
밝은 날이 지쳐 돌아가고 피곤함의 어둠이 칭얼거리는 밤.
그런, 밤에 쉬지 못하고 또 잠이 오지 않아 뒤척거려야 한다면
그건, 무척 슬픈 일이다.
어릴 적에는 흙 마당에 깔린 멍석 위에서
옥수수 먹다가 잠든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푹신한 침대 위에 감촉이 보드라운 이불을 덮고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나.
밤에 귀뚜라미 소리가 시끄러워 잠을 못 잔다는 것
그건, 그 만큼 나에게 고민이 많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쉬라고 주신 밤에 나는 쉬지는 않고,
아이들의 사진만 가만히 들여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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