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꿀꺽, 꿀꺽,,, 으으 캬~ 』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네, 이 소리는 바로 솔이가 저녁밥을 먹고 콜라 마시는 소리에요.
마셨던 컵을 내리고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았어요.
『 허어허~ ~ 너 콧등에..... 』
쯔쯧... 저런, 콧등에는 아직 밥풀이 하나 붙었네요.
그러니까 엄마랑, 운전사 아저씨가 웃었지요.
매주 토요일 솔이는 저녁밥을 차안에서 먹어요. 메뉴는 치킨 두 조각, 흰 밥 한 덩어리, 토마토 케첩, 콜라가 전부에요. 물도, 김치도, 숟가락 젓가락도 없고요. 그래서 손으로 밥을 먹어요. 엄마도 운전사 아저씨도 모두. 솔이가 손으로 밥을 먹은 지는 벌써 사 년이 지났네요. 솔이는 이제는 밥을 제법 예쁘게 뭉칠 줄도 알고, 흘리지도 않아요. 그런데 왜, 물이랑 먹지 않고 콜라와 밥을 먹을까요? 솔이는 맥도널드에서 저녁밥을 사 가지고 차안에서 먹기 때문이에요.
「 그럼, 집이 없나요? 가족들은요? 」
「 아이고, 좀 천천히 물으세요. 」
이제부터 솔이가 왜 그렇게 하는지 모두 이야기를 해 드릴게요.
솔이는 다섯 살 봄까지는 대구에서 살았어요.
그 때 솔이는 날마다 노란색 버스를 타고 유치원을 다녔어요. 솔이는 유치원 가는 것이 참으로 신이 났지요. 왜냐면, 선생님이 예쁘고 착한 여진이를 짝꿍으로 해 주셨거든요. 유치원 다녀와서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여진이랑 매일 놀이터에서 놀았어요. 솔이는 시소 타는 것이 제일 즐거웠어요. 여진이가 한번 올라가면 솔이가 한번 올라가고 키가 쑤~욱 커지는 것 같아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여진이랑 놀다가 온 솔이에게 엄마가 얘기했어요.
『 솔아 우리 다른 나라로 여행 가자! 』
『 어느 나라로 가 엄마! 』
『 음~ 멀리 비행기타고, 바다를 건너고, 매일 여름만 있는 나라로 』
『 와아~ 비행기 타고......』
한솔이는 비행기 탄다는 말에 좋아서 어쩔 줄을 몰랐어요.
며칠 전에 선생님이 비행기 타는 것은 시소 타는 것 보다, 훨씬 높이 올라가서 하늘을 마구 날아다닌다고 하셨거든요. 선생님께도 여진이에게 자랑도 하고 싶어졌고요. 그런데 서둘러서 오느라고 자랑도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솔이는 떠났어요. 아마, 여진이는 무척 슬펐겠죠?.
한편 솔이는 「 인도네시아 」라는 열대 지방의 나라로 아주 긴 여행을 왔어요.
낯선 사람들을 본 솔이는 깜짝 놀랐어요.
크리스마스 때 유치원에 오신 산타 할아버지처럼 수염이 있어요. 솔이는 산타 할아버지만 수염이 있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코수염이 달린 아저씨들이 많았어요. 하얀 이를 드러내며 솔이를 보고 웃었지만, 얼굴이 검은 사람들이 솔이는 무서웠어요. 솔이가 여행 온지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났어요. 여진이도 보고싶고 한국에 있는 집으로 가고 싶었어요. 솔이는 엄마한테 조르기 시작했어요.
엄마는 솔이가 조르면 무엇이든 들어주셨거든요.
『 엄마! 우리 언제 한국에 있는 아파트로 가? 』
『 벌써, 가고 싶어? 』
『 응, 이곳은 너무 심심하단 말이야. 떡볶이도 없고...』
『 며칠만 더 있다가... 』
『 엄마! 이제 우리 그만 가자, 응? 엄마는 여행을 한다면서 무슨 여행이 이렇게 길어? 』
맞아요. 여행이 너무 길어요.
하지만 솔이네는 이제 한국으로 돌아 가질 않아요. 솔이 아빠는 이곳에서 일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솔이 아빠는 솔이와 누나들이 여기서 공부하길 바랬거든요. 그래서 누나들의 피아노, 할머니가 사 주신 자전거, 모두 그대로 두고 떠났던 것이지요. 그 이유를 아직 어린 솔이는 모르고 있었고요.
솔이는 6개월쯤 집에서 놀았어요. 솔이는 조금씩 지루하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러자 엄마가 유치원에 입학을 시켜 주셨어요. 선생님도 친구들도 모두 원복을 입고 있었어요. 솔이도 똑같은 원복을 받고 선생님과 악수도 했어요. 선생님 이름은 「 뚜띠 」였어요. 부를 때는 한국에서처럼 「 선생님! 」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라 「 부 뚜띠! 」라고 불러야했어요. 처음에는 선생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좀 이상했지만 차차 익숙해졌고요. 또, 친구들 이름 외우느라고 솔이는 바빴어요.
「 마이클, 펠릭, 아리핀, 셉띠안, 잘루, 띠아스, 리아...」
리아는 긴 머리를 예쁘게 묶었으며 공부도 잘해서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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