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어디로 가는 게 좋을까.
별과달
많은 분들이 처음에 나를 만나면 생각보다 다른 인상이라며 놀란다. 그리고 하는 말이
“ 어 얼굴이 새까맣게 그을린 줄 알았는데 아니네요.”
“ 그러면 뭐 시골 촌놈인 즐 아셨나 봐요”
“ 늘 오지로만 다니기 그런 줄 알았어요.”
이게 바로 사람들의 고정관념이다. 왜 오지로 여행 다니면 얼굴이 검게 그을린 상상만 할까. 모자도 있고 썬 크림도 있는데.......
누가 나에게 여행에 대한 정의를 묻는다면 나는
“여행은 바람이다!”
여행을 떠날 때는 바람난 사람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떠나라.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어 꽃을 열매를 바꿔 달리게 하듯 여행하면서 내 안에 잠재해 있는 감정을 흔들어 깨워야 표현할 줄 아는 나로 바꿔야 한다. 여행은 집안의 공기를 환기시켜주는 것과 같아 다녀온 후 활력소가 넘치는 일상생활에 시너지효과로 반짝이는 나로 바뀌어야 한다.
여행은 신나게 놀고 그저 갔다가오는 것으로 그치면 그건 시간과 돈과 체력을 낭비하는 관광에 불과하다. 왜 여행은 정신적으로 출장을 떠나기 때문에 반드시 무엇이든지 얻어 와야 한다.
나는 인도네시아 전국의 약 이백 개 이상 지역을 다녔다. 그 중에서 내가 보기에 좋았던 곳 몇 곳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풍광이 좋아서 밥을 안 먹어도 배가 고프지 않았고, 깔리만탄 동부 위쪽 청정해역에서 바닷사람들과 쪽배를 타고 바다 속의 물풀을 뜯어 흰밥과 쌈 싸먹으니 그렇게 꿀맛일 수가 없었다.
암본에서 세월호처럼 큰 여객선을 타고 밤새도록 가면 반다섬이 있다. 잠수해야만 볼 수 있는 열대어나 산호초들이 그냥 허리만 구부리면 손에 닿고, 활화산기슭 바다에서는 따뜻한 물로 수영도 했다.
수마트리 부낏띵기에는 삼림욕으로 가장 좋고 계곡 래프팅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최고다. 밤이면 귀뚜라미와 개구리가 함께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고향의 추억이 생생하게 떠올라 밤새도록 노트북에 글을 적으며 밤을 새운 적도 있었다. 아침이면 원숭이들이 내려와 아침식사를 함께 하기도 했다.
숨바섬의 지석묘를 보면서 살아서 왕은 죽어서도 왕이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까와이젠의 유황광산에서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서 진폐증 기관지 천식까지 앓아가면서 노동을 해야 하며 배우지 않으면 노동밖에 할 일이 없다는 것을 배웠다. 까와이젠의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 멋진 그곳을 보려면 2km나 산꼭대기로 등산해야 한다. 등산을 좋아하는 분들게 권하고 싶은 곳이다. 산에 오를 때는 정말 땀이 비 오듯 했고 하산할 때는 다리가 풀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곳에는 산딸기가 있었다. 잎새 뒤에 숨어 숨어 익은 산딸기를 먹었던 곳은 이 넓은 인도네시아에서 그곳밖에 없었다
.
그밖에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꾸팡의 돼지훈연갈비가 참 맛있었다. 연한 돼지고기를 석쇠 위에 올려놓고 나무장작으로 불을 피워 훈연으로 구워지는 돼지갈비 맛은 한국인 입에 가장 어울리는 맛이었다.
여러 곳을 다니면 그곳 사람들에게서 지식이 아닌 지혜를 배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여행을 떠난다. -- ‘희노애락’ 독자여러분께 그 동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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