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일

여행은 일이고 일은 여행이다

인도네시아 일상/인니 학교

호텔방에서 뱀이 나왔다.

이부김 2013. 10. 29. 13:36
728x90
반응형




어제 밤에 뱀 보았다고 문자왔기에 얼마나 놀랐을까 전화를 걸었다.


며칠 전 딸아이가 동부자와 빠수루안(Pasuruan)이란 곳으로 출장을 갔었다.

그곳은 예전에 내가 살던 곳과 이웃한 도시며 산간지역이다.

호텔에서 머문지 이미 일주일이 지났고 호텔은 가든으로 된 곳이었다고 한다.

그 많은 방 중에서 왜 하필 딸아이 방에 뱀이 있었을까,

여러 명의 출장자들 중에 딸아이 온자 여자니까 제일 앞에 좋은 방으로 줬다고 했다.


딸아이 이야기인즉

샤워 후 옷을 갈아입고  있었는데

방안의 장롱 앞에 노란색 거은색 줄로 된 뱀이 꼬물거리며 있더라는 것이다.

순간 놀라서, 엄마야 하고 울었단다.

놀라고 그 섬뜻함에 한 시간을 대성통곡하며 울었다고 한다.

며칠을 그 호텔 방에서 머물었는데

그렇다면 저 뱀과 며칠을 함께 지냈을 수도 있다는 걸 생각만해도 소름끼치며 몸서리 쳐지더란다.

그래서 한 시간을 눈물콧물 흘러가면서 대성통곡하며 울고불고 했단다. 


나는 전화로 말했다.

하나님께 참 감사한 일이다.

뱀에게 물리지 않아서 감사하고

네가 샤워 중이 아닌 옷 입은 채 방에서 그런 일을 겪었으니 감사하고

니가 잠들었을 때 침대위로 올라오지 않았으니 그래서 다행이고 감사하다.

 

그렇게 큰 뱀은 아니었다는데 큰 뱀이든 작은 뱀이는 뱀은 뱀인데

아가씨가 얼마나 놀랐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놀란 가슴 달래며 우황청심원을 먹었다고 하는데 아직도 그 뱀이 생각나며 오싹해 진다고 했다. 



그런 그렇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나와 읽는 독자분들도 방에 뱀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얼마나 소스라치게 놀라며 무서울 것인가.

다른 파충류도 징그럽지만 특히 뱀을 더 징그럽지 않은가.


예전에 말랑(Malang)에서 살 때는 집 주위에 다니는 뱀을 기사도 가정부도  여러 번 보았다고 했다.

감자만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진 후면 어김없이 뱀 한 두마리들이

집 앞이나 차고 또는 뒷마당 잔디밭으로 다녔다.

운전기사는 집 앞 수채구멍에서 엄청나게 큰 구렁이를 봐서 자신도 놀라 기절할 뻔했다고 했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소금을 뿌려 놓으면 뱀이 오지 않는다기에

집 주위에 소금을 하얗게 뿌린 적 있었다.

2년 살다가 다른 집으로 옮겨서 그런 일은 없었다.


우리 집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사람들과 모임에 가면 가끔 뱀이 방안에 뙤라 틀고 있어 놀랐다는 둥

거실에 무슨 끈인가 하여 주웠더니 뱀이더라는 둥 이야기를 들었다.

뱀에 관한 건 이야기 듣는 것만으로도 으흐흐......


인도네시아 살면서 작은 도마뱀(찌짝)이나 바퀴벌레 보고 몸서리 친다면 살아 갈 베짱이 아직 부족하다고 말하고 싶다.

주택가에 살면 고양이보다 더 큰 쥐를 보면 그러려니 하면서 살면 된다.

그게 열대지방 중소도시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증거고 환경에 적응하는 거라 생각한다.


내가 살아봐서 아는데

말이 쉽지 그게 그렇게 될까마는 그래도 어쩌겠나 열대지방이라서 그런 걸.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