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뱀 보았다고 문자왔기에 얼마나 놀랐을까 전화를 걸었다.
며칠 전 딸아이가 동부자와 빠수루안(Pasuruan)이란 곳으로 출장을 갔었다.
그곳은 예전에 내가 살던 곳과 이웃한 도시며 산간지역이다.호텔에서 머문지 이미 일주일이 지났고 호텔은 가든으로 된 곳이었다고 한다.
그 많은 방 중에서 왜 하필 딸아이 방에 뱀이 있었을까,
여러 명의 출장자들 중에 딸아이 온자 여자니까 제일 앞에 좋은 방으로 줬다고 했다.
딸아이 이야기인즉
샤워 후 옷을 갈아입고 있었는데
방안의 장롱 앞에 노란색 거은색 줄로 된 뱀이 꼬물거리며 있더라는 것이다.
순간 놀라서, 엄마야 하고 울었단다.
놀라고 그 섬뜻함에 한 시간을 대성통곡하며 울었다고 한다.
며칠을 그 호텔 방에서 머물었는데
그렇다면 저 뱀과 며칠을 함께 지냈을 수도 있다는 걸 생각만해도 소름끼치며 몸서리 쳐지더란다.
그래서 한 시간을 눈물콧물 흘러가면서 대성통곡하며 울고불고 했단다.
나는 전화로 말했다.
하나님께 참 감사한 일이다.
뱀에게 물리지 않아서 감사하고
네가 샤워 중이 아닌 옷 입은 채 방에서 그런 일을 겪었으니 감사하고
니가 잠들었을 때 침대위로 올라오지 않았으니 그래서 다행이고 감사하다.
그렇게 큰 뱀은 아니었다는데 큰 뱀이든 작은 뱀이는 뱀은 뱀인데
아가씨가 얼마나 놀랐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놀란 가슴 달래며 우황청심원을 먹었다고 하는데 아직도 그 뱀이 생각나며 오싹해 진다고 했다.
그런 그렇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나와 읽는 독자분들도 방에 뱀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얼마나 소스라치게 놀라며 무서울 것인가.
다른 파충류도 징그럽지만 특히 뱀을 더 징그럽지 않은가.
예전에 말랑(Malang)에서 살 때는 집 주위에 다니는 뱀을 기사도 가정부도 여러 번 보았다고 했다.
감자만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진 후면 어김없이 뱀 한 두마리들이
집 앞이나 차고 또는 뒷마당 잔디밭으로 다녔다.
운전기사는 집 앞 수채구멍에서 엄청나게 큰 구렁이를 봐서 자신도 놀라 기절할 뻔했다고 했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소금을 뿌려 놓으면 뱀이 오지 않는다기에
집 주위에 소금을 하얗게 뿌린 적 있었다.
2년 살다가 다른 집으로 옮겨서 그런 일은 없었다.
우리 집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사람들과 모임에 가면 가끔 뱀이 방안에 뙤라 틀고 있어 놀랐다는 둥
거실에 무슨 끈인가 하여 주웠더니 뱀이더라는 둥 이야기를 들었다.
뱀에 관한 건 이야기 듣는 것만으로도 으흐흐......
인도네시아 살면서 작은 도마뱀(찌짝)이나 바퀴벌레 보고 몸서리 친다면 살아 갈 베짱이 아직 부족하다고 말하고 싶다.
주택가에 살면 고양이보다 더 큰 쥐를 보면 그러려니 하면서 살면 된다.
그게 열대지방 중소도시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증거고 환경에 적응하는 거라 생각한다.
내가 살아봐서 아는데
말이 쉽지 그게 그렇게 될까마는 그래도 어쩌겠나 열대지방이라서 그런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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