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일

여행은 일이고 일은 여행이다

이부김 일상/SNS 취재 활동

가을신사님께

이부김 2010. 8. 3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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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신사님!

구월에 만날 수 있다기에 당신을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으로

제가 오늘 아침 마지막 하루 남은 팔월 달력을 주우~욱 찢어버렸답니다,

그래서 전 다른 사람보다 하루먼저 당신을 만나게 되었답니다.

 

 

작년의 그 여유롭던 당신의 모습 기억납니다.

친절하고 배려심이 깊은 당신은 소나무의 솔잎까지 단풍으로 물들이다가

겨울아저씨의 된서리 맞고 등 떠밀려 가는 뒷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때 전 당신이 바람 편으로 보내 준 낙엽편지를 읽다가 제 가슴이 시렸답니다.

시린 곳이 어디 가슴뿐이겠습니까 손발도 시렸습니다.

성격이 난폭한 겨울아저씨의 그 된서리는 어찌 그리 냉정하고 차가웁던지요.

 

 

가을신사님,

매년 만나는 여름아저씨지만 올해는 그의 생각을 도대체 종잡을 수가 없어요.

수시로 열대의 기운을 머금은 더운 비를 운치있게 내려주어 자연향기에 젖게하다가

어느 날은 뜨겁게 화를 냈어요.

많은 사람들은 그가 화낼 때면 모두들 산속이나 바다으로 피해 가더군요,

그러면 또 미안하다며 눈물을 보였는데 그 눈물이 소나가기 되어 한숨을 태풍처럼 내몰아 쉬었어요.

전 그때마다 흙담벼락인 제 가슴이 무너질까봐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모른답니다.

 

 

가을신사님

올해는 제가 가을신사님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제 가슴은 어떤 시련이라도 감당해 낼만한 시멘트벽이 아니라 아직은 흙담벼락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원래 황토로만 만들어진 가슴인데 살면서 외로움, 힘듦, 골치아픔, 생각....... 

뭐 그런 것으로 반죽되다보니 가슴에 돌처럼 응어린 진 것도 없잖아 있어요. 

그 돌멩이들을 강변으로 던져버리고 시멘트로 인스턴스같은 감정으로 도배할 수도 있었지만 

돌을 갈고 다듬어 아름다운 추억으로 가슴에 쌓아 두다보니 흙담벼락이 되었답니다.

 

 

가을신사님!

올해도 작년처럼 고운 낙엽에 정갈하게 적힌 사랑의 낙엽편지 읽고 싶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즐겨먹는 단호박을 제 곁에 심어 넝쿨을 제 흙담벼락으로 보내주세요.

호박이 누렇게 익어갈 때 제 심장에 심어놓은 사랑도 낮에는 햇살로 밤에는 달빛으로 덩달아 익을겁니다.

 

                                      .

요즘에는 제 나이에 0.7을 곱하면 옛날 사람들 나이와 같아진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사람들이 젊어졌다고 합니다.

블로거 여러 분들 계산한 나이를 실제 나이로 생각하고 이왕 사는 세상 젊고 멋지게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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