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일

여행은 일이고 일은 여행이다

이부김 일상/SNS 취재 활동

커피에 대한 예의

이부김 2010. 8. 2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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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스케줄이 급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남이 바쁘다면 갑자기 내 마음도

덩달아 호들갑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버린다.  

어제부터 조금 전까지 여기저기

전화 걸고 받고 메일 받고 답보내고.


배가 출출하여 냉장고 문을 열었다.

붉고 예쁜 색깔의 주스 그건,

몇 달 전 오디에 설탕을 재워 둔 오디주스다.

예쁜 잔에 한잔 따라 마셨다. 

시원한 맛이 입안에서 회오리쳤다.


그러다가 소파에 잠시 앉았는데

깜빡 잠이 들었다가

핸드폰 벨소리에 깼다.

 

우기가 시작되려는지 비가 와서

즐기지도 않으지만 따뜻한 커피 한잔이 생각났다.

에구머니, 전화 받고 메일 보내고 하다가 그만 잊어버렸네

다 식어가는 커피를 후루룩 마셨더니 

옆에서 딸아이가 쳐다보면서

아무리 바빠도 커피를 숭늉처럼 마시는 건

'커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한다.

참 좋은 지적인 것 같다.


갑자기 컴퓨터 모니터가 빙빙 돈다.

가슴이 답답하다

커피 때문일까,

술에 취하는 기분이다.

오디 주스 때문일까.


별과 달은 오늘을 이렇게 보내고 있는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루를 보내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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