떵아난 사람들
별과달
떵아난 마을의 대문은 모두 나무대문이고 넓이는 80Cm로 같다. 마침 그 마을에서 응아벤 마살;Ngaben Masal이 있다기에 갔었다.
그들은 왜 죽은이들을 화장을 하는가? 환생(Renkarnasi), 힌두 인들이 가장 확실하게 믿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인간이 네 가지를 거쳐야만 자유로이 환생할 수 있는데 그 네 가지가 불(Api), 바람(Angin), 물(Air), 흙(Tanah), 이를 빤짜마하부따(Panca Maha Buta)라고 했다.
흙에 묻히고 물에 뼈가 씻기고 불에 태워지면서 자연으로 인하여 바람을 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미 죽어 시체를 묻었지만 화장하지 않으면 그 영혼은 아직 이승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아벤(화장)을 해 줌으로 죽은 이에 대한 보답이며 영혼도 자유롭게 저승으로 간다고 말했다. 죽은 영혼들과의 관계도 돈독해진다고 했다.
발리 떵아난 사람들은 사람이 죽으면 집안 ‘발레당인(Bale Dangin) 이라는 마루 위에다 두고 장례식 치룰 길일을 기다린다. 몇 년 전에는 사망 후 길일이 빠른 시일 내에 잡히지 않으면, 얼음으로 싸두거나 포르말린(Formalin) 주사를 놓아 시체의 부패를 방지하여 보관하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포르말린을 사용을 하면 경제적으로 부담이 커 하루가 지나면 거의 무덤을 만드는데, 길일을 받지 않고 묻은 무덤은 평평하게 만들어 길일 받은 무덤과 표시를 해둔다고 하였다.
떵아난 마을에서는 합동으로 화장할 시신이 55구나 된다고 했다. 이런 장면을 촬영하자면 으스스하게 밤중이나 새벽에 무덤파는 장면을 찍고 싶다고 했다. 촌장에게 말했더니 떵아난 사람들은 아홉시 넘어서는 무덤을 절대로 파지 않으며 조상들이 화낸다고 말했다. 이쯤이면 나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피디는 자꾸 시청률을 운운한다. 인도네시아문화를 따르자니 조피디와 제작진이 마음에 걸리고 제작진을 따르자니 촌장과 마을사람들의 그 순수한 믿음이 마음에 걸렸다. 난 솔직히 떵아난 사람들의 말을 듣고 싶었다. 그러나 직접해봐야 속이 시원할 것 같아 나는 제작진을 따르기로 마음먹었다.
<집안 별로 나눠서 불에타고 있는 시신들>
촌장을 설득하여 몇 사람들을 태우고 밤중에 일단 공동묘지로 갔다. 모두들 차에서 내렸다. 나는 도저히 겁이 나서 내릴 수가 없었다. 차 안에서 하나님께 진심으로 기도를 했다. 조피디는 ‘선생님 기도는 뭘해요.’하면서 먼저 내렸다. 카메라 불빛이 퍼지고 잘 보이지 않았다. 차 후진등 사용하려고 차를 무덤 가까이 대어 달라고 했더니 운전기사가 무섭다고 하지 않으려고 했다. 참다못해 급한
내가 운전대를 잡았다.
다음 날 아침, 오늘은 정말로 무덤을 파헤치는 날이다. 아침에 만나자마자 조피디가 지난밤에 욕실에서 목욕하는데 등이 갑자기 꺼지더라고 말했다. 방안의 불도 몇 개는 갑자기 꺼지고 말만 들어도 식겁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을에 갔더니 촌장도 어제 밤에 조피디와 같은 시간에 꿈에 묘 주인들이 나와서 왜 무덤을 팠는지 화를 내더라고 말했다. 나는 촌장 말들었어야 했는데 오늘 밤에도 또 그런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는데도 조피디는 무서워 울상이었다.
마을 주민들의 55구의 시신을 화장하였는데 뻐바꾸(Pebaku) 110개를 만들었다. 이때 뻐바꾸(관)는 시신 하나에 두 개씩 사용되며 모자라거나 더 많이 만들어서는 안 되며 시신 숫자에 꼭 맞게 만들어야 한다. 만약에 시신의 숫자보다 뻐바꾸 하나가 더 많으면 누군가 곧 죽는다는 걸 의미한다고 했다. 뻐바꾸 하나는 시신을 무덤에서 캐내 물로 씻어 화구까지 사용되고 나머지 하나는 다 태운 후 뼈를 모아서 3일 동안 담아 두는데 사용된다.
이번 합동화장식에는 모두 55구가 태워졌으며 그 중 3구는 사망한지 한 달된 시신이었다. 그 시신은 무덤에서 꺼내 곧 화장하는 장소로 옮겼다. 그 외 다른 시신들은 오래됐으며 일 년 이상 지난 무덤에서는 살은 이미 없어졌고 뼈들만 나왔다. 정말 살아있다는 것과 죽었다는 것이 이렇게 다른가. 이렇게 역겨운 냄새를 맡으며 모험같은 이런 일을 왜 하는지 나 스스로에 대한 시간을 잠시 가져봤다. 그들은 바빴다. 머리털이 조금 있던없던 조상의 해골은 어린 아이 머리 감기는 것처럼 다소곳하게 안고 샴푸로 감기고 나머지 뼈들은 비누로 씻겨 주었다. 그들은 조상님을 목욕시킨다고 말했다.
그런 다음 뼈들은 태우는 곳으로 옮겼는데 집안끼리는 같은 화구를 사용하였다. 또 다 탄 뼈를 골라 담아 흰 천에다 싸고 집안끼리 한 무덤에 같이 묻어 주었다. 그날 땅에 묻는 집안도 있었지만 형편에 따라 3일 동안 마을의 공동장소에 보관한다. 3일 동안 보관하고 지키는 일을 머끄밋(Mekemit)이라 한다. 머끄밋을 지내기 위해 빈 관을 만드는데 아까 사용하고 남은 하나의 뻐바꾸를 사용하는데 이때 흰 천을 깔고 그 안에 시신을 대신하는 나무 조각을 넣는다. 머끄밋을 지키기 위한 풍경은 고스톱대신 카드놀이와 그 외 다른 놀이로 밤을 새운다. 한국의 초상집 분위기와 흡사하다고 볼 수 있다.
떵아난 사람들은 무덤에서 시체를 꺼낸 후 바나나 나무를 심어 흙으로 다시 덮었다. 그것은 이 무덤은 화장을 하였기에 빈 무덤이며 또 다른 사람의 묘로 사용 할 수 있다고 했다. 쉽게 설명하면 무덤도 리필이 된다 그 말이다. 나는 피지집의 콜라나 다 쓴 삼푸포장지만 리필이 되는 줄 알았는데 무덤도 리필이 된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떵아난 사람들은 형편이 어렵지만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공동화장이라도 해 드리지 이 렇게라도 해드리지 않으면 죽어서 조상님 뵐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떵아난 마을에는 특이한 전통문화가 많다. 알몸으로 선인장을 칼과 창으로 찌르는 싸움도 하는데 이건 그들이 하는 남자 성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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