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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일상/인니 학교

나이 들어 공부하기 힘들어 2

이부김 2008. 10. 11.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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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 공부하기 힘들어 2

 

글/별과달

일주일간 생각으로만 열심히 공부했다. 마음을 먹고 책상에 앉으면 안 오던 전화가 연달아 오고

또 목은 왜 그렇게 마르고 뭔가를 먹고 싶은지......

학생 때 시험공부 한다며 과자를 잔뜩 준비해 놓고 과자 하나하나 주워 먹다가 과자가 다 없어지면

공부를 그만 두었던 그때처럼. 그런데 혼자 성경책 펴 놓으니 알파벳들이 가물가물 거리고 정신

집중이 안 된다. 이제 진도가 조금 나갔으니 중학생 아들하고 해서는 안 되겠고 대학생 딸아이를

불렀다.

 

“ 네가 요점 정리를 해 읽어 주면서 중요한 부분을 줄을 그어주면 내가 읽고 외우든지 할게”

열심히 들었다. 고개도 끄덕여지고 ‘아~ ’ 하면서 바보가 도 터지듯이 알아듣고 모르던 것도

이해가 되어 재미있다. 한 장 두 장 책장이 넘어 간다. 간밤에 잠을 설쳤기에 너무 피곤하다.

하품이 나오는데 딸아이 앞에서는 도저히 미안해서 못하겠고 노트로 가려서 살짝 했다. 그런데

연달아 또 하품이 나오네. 졸음을 깨려고 귤을 하나 까서 먹었다. 그래도 눈꺼풀이

무겁기만 하다.

 

 

 ‘ 에덴동산에 아담과 하와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곳 동산은 내가 아는 정원과 비슷했다.

그 곳에는 아담과 하와만 있는 것이 아니고 여러 사람들도 있었다. 물론 나도 함께. 나무에 달린

선악과는 노랗고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아담은 건장한 아저씨였는데 안경도 꼈고 콧수염도

있었다......'

“ 엄마. 엄마!”

깜짝 놀라서 깨어 보니 딸아이가 화를 낸다. 딸아이의 얼굴을 보니 공부 가르쳐 달라고 해 놓고선

잠을 자는 엄마가 기가 막힌다는 표정이다. 열심히 가르쳐 주고 있는데 엄마는 잠을 잔다고

그렇게 해서 어떻게 공부가 될 것이며 무슨 일이든 할 때 확실하게 해야지. 중학생 동생 가르칠

때와 나은 것 없이 똑같다는 둥 내가 하던 잔소리를 나에게 하고 있었다.

“어머 미안 엄마가 깜빡 졸았구나! 어제 밤에 너무 늦게 자서 그런가 보다 엄마 좀 자야겠어.”

하고서는 도망치듯 방으로 들어 와 침대에 넘어 져 잔다. 그렇게 자는 잠은 꿀맛이다. 

다음 날 오전 공부하러 가기 전 낮에 예습을 해 가려고 또 대학생 딸아이를 불러 함께 공부하자고

말했다.

“ 엄마 오늘은 졸면 안 된다.” 하며 딸아이가 읽어 내려가기 시작을 했다. 딸아이에게 읽어 달라고

하는 것은 그래야만 정확한 발음으로 듣고 공부 할 수 있기에 일석이조다.

“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

“ 나 그것 잘 모르겠는데?”

“ 엄마 어제 어디까지 들었지?”

“ 아담과 하와가 그 다음에 믿음의 장 시작하는데 까지…….”

“ 나는 벌써 4과를 넘었는데 아직도 2과에서 ...”

아담과 하와  이이기를 들으면서 피곤에 겹치자 나는 그만 꿈을 꾼 것인데 아담이 안경 썼다는 것은

공부 가르치는 목사님의 모습이었고 낯익은 정원의 탐스러운 열매는 교회 마당에 서 있는 키 큰

야자 열매들이였던 것이다. 

 

성경 공부 담당 목사님이 다름 아닌 중학생 아들 친구의 친한 아버지다. 그러니까 내가 신경을

수밖에 없다. 아들 이름에 먹칠을 하지 않으려면 엄마가 열심히 해야 한다.

오늘 공부하러 갔다. 목사님이 “ 미쎄스 김” 하고 질문이라는 질문은 모두 나에게 묻는다.

대충 답은 했고 질문도 덧붙였다.                                                 

성경 공부는 즐겁다. 기도를 안 시켜서 구역예배는 기도를 시키는 바람에 진땀을 뺄 때가

여러 번 있었는데 간증하라면 잘하는데 왜 기도하라면 겁이 덜컥 나는지......

 

성경 공부가 끝나고 출석도 체크하고 나는 나중에 시험 볼 때 문제들이 주관식입니까?

객관식입니까? 물었더니 객관식이라는 말에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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