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일

여행은 일이고 일은 여행이다

좋은 글 모집/늘샘최원현수필

들국화 편지

이부김 2008. 9. 1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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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 편지

최원현/수필문학가. 칼럼니스트  

 

 

굽이 길을 돌아 차를 대고 산등성을 오른다.

이윽고 다다른 어머니의 유택, 작은아이가 추석 전에 벌초를 했다.

그러나 봉분만을 중심으로 겨우 풀을 베어냈을 뿐이라 1년 동안

주위에서 넘쳐 밀고 오는 나뭇가지와 억센 풀들이 묘 주위를 맘껏

점령하고 있었다.

가져간 낫으로 하나하나 쳐내기 시작했다.

장갑을 끼지 않은 손이 낫질 몇 번에 금방 빨갛게 된다.

한참을 그렇게 정신없이 쳐내고 나자 내 막힌 가슴도 좀 트이는 것 같다.

그런데 묘 옆으로 들국화 몇 그루가 껀정한 키를 하늘대며 활짝 피어있다.

지난해는 없었는데 어디서 날아와 이렇게 1년 사이에 꽃대를 올리고 꽃을 피웠을까.

바람에 살랑대는 들국화를 보는데 그 하늘대는 모습이 무언가 내게 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어머니가 이 계절에 내게 보내는 꽃 편지 인지도 모르겠다.

몇 가지를 꺾었다.

향기가 참 짙다.

부풀어 오른 흙을 밟아주고 묘를 한 바퀴 더 돌아본 후 발을 옮기려는데

저쪽 편에 피어있는 또 다른 들국화들이 일제히 바람에 흔들리며 인사를 한다.

오늘따라 왜 이리 유난스러운지 괜시리 가슴까지 시리다.

꺾은 꽃을 아내에게 주면서 시어머니가 보내신 거라 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지만 나로 인하여 이어진 인연이다.  

 

자꾸만 산소를 찾고 싶던 마음이 들국화 때문은 아녔을 것이다.

아이에게 맡겼던 추석 때의 벌초가 아무래도 마음에 걸렸었다.

그러나 아내가 받아 운전대 옆에 놓아둔 들국화를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을 거란

생각도 든다.

꽃은 어느새 많이 시들어 있다.

그러나 알아들을 순 없어도 어머니가 내게 보내는 메시지가 있는 것 같아

애꿎게 코를 벌름거리며 향기를 맡아본다.

 

가을이 다 가는 이 때 어머니는 내게 무슨 말을 하고 싶으신 것일까.

나이가 들어갈수록 보이지 않는 것,

들리지 않는 것에 마음이 쓰이는 것은

비로소 자연한 것에 관심을 갖게 된 때가 되었음이 아닐까.

그래서 들국화도 어머니의 편지로 느껴짐일 것이다.

글자 하나 없는 꽃 편지를 받아든 내 가슴은

그냥 들국화 향 그리움으로 가득 차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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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한가위(음력 8월15일)

삶이 어렵고 힘겨워도

이날만큼은 예쁜 옷 입고 온 가족이 모여 기뻐합니다.

정성껏 마련한 음식과 사랑 그래서 더욱 즐겁기만 합니다.

 

유래

추석을 '한가위'라고도 하지요.

'한'이란 크다는 뜻이고, '가위'는 '가운데'란 뜻입니다.

그러니까 8월의 한가운데 있는 큰 날이란 뜻이지요.

가위'란 신라 때 길쌈놀이인 '가배'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신라 유리 왕 때 여자들을 두 패로 갈라서 베를 짰는데

한 달 뒤 결과를 봐서 승패를 결정했답니다.

진편은 이긴 편에게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잔치로 갚음을 했는데

여기서 '가배'란 말이 나왔고, 나중에 '가위'란 말로 변했다고 하지요.

그 후로 한가윗날 베를 짜는 풍습은 오랫동안 지켜져 내려왔습니다.

 

풍습

추석은 옛날부터 설날과 단오와 함께 3대 명절로 꼽혔습니다.

새로 나온 과일과 곡식으로 상을 차려 차례를 지내고 산소에 성묘를 했습니다.

농사일로 바빴던 일가친척들이 모처럼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눠 먹고 놀이도 했습니다.

특히 시집간 딸이 친정어머니와 중간에서 만나 가져온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회포를 푸는 중로상봉을 하기도 했습니다.

추석은 풍성함을 감사하고 나누는 날이라 아무리 가난한 사람도 떡을 빚어 나눠

먹었습니다.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란' 말이 나왔다고 합니다.

 

놀이

전국적으로 여러 가지 놀이가 있습니다.

호남 남해안 일대의 강강술래, 전국적인 소먹이 놀이,

소싸움, 닭싸움, 소놀이, 거북놀이, 줄다리기, 가마싸움 등은

풍년을 축하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요즘에는 언제부터 생겼는지 불꽃놀이를 많이들 합니다.

 

음식

추석, 하면 뭐니 해도 송편입니다.

멥쌀가루를 뜨거운 물에 반죽해서 속에 깨나 팥, 콩, 밤 등을 넣어

반달 모양으로 빚습니다.

쪄서 찬물에 헹군 다음 참기름을 고루 바르면 완성입니다.

추석 전날 온 가족이 모여 송편을 만들죠.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예쁜 아기를 낳는다고 해서 정성을 다해 빚습니다.

이때는 추수가 끝나 새로 난 곡식과 과일 등이 풍성해 다양한 햇 음식을 먹습니다.

음식의 종류로는 송편, 토란탕, 닭찜, 배숙, 햇밤, 송이 회,

송이버섯 탕, 송이산적, 송이밥, 화양 적, 청포묵 전, 감자전, 모듬 나물 부침,

삼색 전, 느타리버섯산적, 녹두부침 등이 있습니다.

 

"일 년 내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일상 속에 힘들고 외로웠던 일들은

다 잠시 접으십시오.

무거웠든 삶의 짐도 다 내려놓으십시오.

그리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지십시오.

함박웃음 가득한 한가위, 사랑과 정겨움이 넉넉한 추석,

가을 들녘처럼 행복지수가 가득 가득한 풍요롭고 즐거운 명절 되십시오.

 

찾아갈 수 있는 고향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고향 길 가시는 걸음걸음...

기쁨과 사랑이 충만된 발걸음이 되시길 소망해봅니다.

행여...사정상 고향엘 가지 못하시더라도 마음으로  함께하여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안부 전화로라도 명절을 대신하여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추석날 저녁 구름 사이로 보름달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평소에 소망 하셨던 일들 달을 보며 소원 빌어 보시고

뜻하시는 일들 꼭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고향 길...정겨운 고향,

그리운 고향 안전 또 안전운전 하시어

비단길 걷듯 사뿐히 다녀오십시오.

기쁨과 사랑이 충만된 한가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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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필창작문예원/에세이코리아 http://essaykorea.net  

최원현 수필문학가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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