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일

여행은 일이고 일은 여행이다

이부김 일상/문학과 사진

나중에

이부김 2006. 7. 29.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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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중에 KSW 만났을 때는 비가 왔었다 헤어질 때 비가 그치자 그는 우산 들고 가는게 귀찮다며 내 차 렁크 속에 그냥 두라고 한다. 일주일 후, 맑은 햇살 사이로 내가 우산을 내 밀었더니 그는 웃으며 “나중에” 라고만 했다 그며칠 섬으로 떠난다. 저 우산을 돌려 주자니 그나마 흔적이 없어 질것 같고 안 돌려 주자니 날마다 생각이 나면 내가 힘들것 같고 나는 그저 우산만 빤히 들여다 본다 그는 세상과 다른 삶을 산다 자신의 삶을 이미, 맡겨 버린 곳이 있어 맘대로 하지 못한다 난생 처음 가 본 피자집이라기에
          피자 한 판 사 줬더니 아이들처럼 웃으며 친구들과 함께 나눠 먹겠다며 신나게 걸어 가던 그의 뒷모습 저 파란 우산을 어쩔까? 그는 세상 사람인 나와 친하게 지내면 자꾸 힘들다고 했는데 자신이 참고 잘 떠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했는데 마음 아픈 말이라도 한마다 해 줄까,
          그러면 그 사람이야 마음 편히 떠나겠지만
          내 마음은 평생토로 아플 것만 같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은
          빗줄기 사이로 그의 미소가 일렁거린다 그는 날마다 줄이 긴 십자가 목걸이를 걸고
          하얀 가운을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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