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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일상/인니 학교

급식과 점심시간이 없는 인도네시아학교

이부김 2010. 12. 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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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과 점심시간이 없는 인도네시아학교

 

 

                                                                별과달

이따금 인터넷에서 한국학교 급식에 대한 뉴스를 접하게 된다. 

그런 기사를 읽을 때마다 역시 한국은 ‘자녀교육을 위해서라면 소도 잡아서

투자하는 교육의 나라, 음식의 나라구나.’  부러운 생각을 하게 된다.

인도네시아도 언제 발전해서 학교급식이 제공될까 하며 혼자 궁시렁거려본다.

 

                    <인도네시아 초,중,고등학교는 요일별로 교복이 다르다>

 

학교 급식이라면 내 기억에도 아이들 한국에서 초등학교 다닐 때 배급하러 몇 번 갔던 일이 전부다. 그때는 급식이 금방

실시돼서 아이들은 날마다 맛있어 즐거웠고 나는 도시락 싸지 않아 즐거웠다. 그러니 우리 아이들에게 ‘급식 먹기 싫다’

뭐 이런 말은 아주 사치스럽게 들릴지 모른다.


인도네시아학교에서 급식이란 없다.  그래서 점심시간도 없고 점심을 안 먹고 공부한다.


나는 아이들 셋을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인도네시아학교로 보내고 있지만 도시락 싸준 일은 열 손가락에 꼽을 수 있다.

친구들이 모두 도시락을 사오지 않기 때문에 혼자 교실에서 도시락을 펴 놓고 먹을 수가 없단다. 게다가 점심시간이

없으니 휴식시간에 화장실도 다녀와서 밥 먹기엔 시간이 너무 짧단다.


인도네시아학교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첫 교시수업이 7시에 시작한다.

쉬는 시간 없이 9시 15분에 휴식시간 15분이다. 그 동안 화장실도 다녀와야 하고 다음 수업 준비도 해야 한다.

그런 타임으로 두 번 휴식하고 나면 하루의 수업이 끝나는 13시 30분쯤 된다. 그 다음 집으로 하교한다.

 

 

아들은 고2이다. 

가끔씩은 “엄마 밥 먹었는데 왜 또 금방 배고프지?” 하는 나이다. 그런데 급식도 없고 점심시간까지 없으니 짧은 휴식시간에

구내매점 가서 음료나 간단한 걸 사먹는 것 같다. 그리고 방과 후에는 학교 앞에서 파는 위생하고는 상관이 없는 리어카위의

먹을거리들......


인도네시아학교도 구내식당이 있긴 있다.

       하지만 위생에 대한 개념이 아직은 희미하고 주로 교사들의 식사만 준비된다.


인도네시아학교는 동아리나 학급별로 하는 행사가 참 많다.

오늘은 각 학급별로 성탄절에 관한 드라마를 촬영하여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출해야 하는데 촬영하는 날이란다. 학교에서

촬영마치고 우리 집에서 할 일 있다며 10분 전에 문자로 예고해 주고 학급 친구 30명을 데리고 와서 하는 말이 

“ 엄마 김밥이 준비 되겠나?”

“ 야 넌 엄마가 무슨 분식집 아줌마인줄 아니?”

“ 그럼 라면이라도 끓여도, 우리 삼십 명 학교에서 오는 길인데 아직 점심 안 먹었다.”

그건 그랬다. 먹을 시간도 없었고 먹을 곳도 없었기에.

 

지난여름에 재외동포학생으로 모국에 연수하러 갔을 때 먹었다던 ‘도련님도시락’ 너무 맛있었다고 수십 번이나 이야기하곤 했다.

서울 어디쯤에 있는지는 몰라도 그 도시락의 내용물을 나는 보고 싶다. 아들이 침이 마르도록 맛있었다는 그 도시락 엄마가 아들을 위해서 이곳의 재료들로 흉내라도 낼 수 있는 음식들인지. 


오늘 같이 친구들 잔뜩 데리고 오는 날은 아들 말대로 인도네시아도 도련님도시락 같은 것이 있으면 아니다 도련님도시락이

아니라 머슴도시락이라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맛집 블로거님(조범)들은 뭐하시는지  한번 먹어보고 외국에까지 와서도 못 잊어하는 도련님도시락을 좀 취재해 주시지요.^^

 

                                           물없이 먹는 볶음라면은 접시에 담아 먹는다.

 

   별과달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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