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에 내리는 눈
이용섭
눈이 내린다.
휘청거리는 몸짓으로
달려오는 어둠에 묻어
옛날이 내리고 있다.
숨 가쁘게 출렁거리는 불빛들은
부서져 흩날리는 시간 속으로
작아지는 꿈이 되어
하얗게 죽어가고
세상은 숨죽인 체
온몸으로 하늘을 받아내지만
우리는 점점 가라앉는 목소리로
하늘을 담을 수 없는
슬픔들을 확인하고 있었다.
날마다
때 묻은 영혼들의
널브러진 옷자락을 적시는
눈물뿐인 사랑과
핏발 선 눈으로
서로를 저울질하는
질척거리는 오늘이
죽어가고 있다.

사진/ 목장일기 블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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