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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일상/인니 한인들

개똥과 소똥 세상

이부김 2008. 7. 2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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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똥과 소똥 세상   
 
                                                /별과달  

지난 6월에 정치전문 월간지 폴리틱스이라면서 연락이 왔습니다. 오는 2008년 7월부터 창간호를

발행하는데 자신들이 만드려고 하는 잡지의 여러 가지 목적을 자세하게 소개해 보내왔습니다.

그리고 객원기자라는 이름으로 나의 글 소똥이야기와 그 외 1편을 호로블로구스 해외 편에

올리고 싶으니 허락을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며칠 전 감각적인 책표지와 눈길이 떨어지지 않는 기사꺼리들로 출간되어 보내 준 책을 받아 놓고

글을 써 오던 내 지난날들을 되짚어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든지 자신이 살아 온 나날은 아주 파란만장했고 소설을 써도 여러 권을 적는다고

말하지요. 그러면서 네가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보았니, 나이가 더 많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네가

안다고 하며 자신의 잣대로 남을 쉽게 판단하기도하지요.

그렇게 말하는 이들은 눈물 젖은 빵만 먹어 보았겠지만, 나는 주어진 빵을 가지고 눈물 적셔 먹

보다는 그 빵에 잼을 발라 먹든지 아니면 햄버거나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 나만의 빵 이야기를

내놓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키웠습니다.

 

어떤 때에는 글을 쓰다가 너무 가슴이 아프고 오열을 느껴 그만 두었던 적, 생각만해도 우스워서

옆에 커피를 엎질렀던 적도 있고 또 소재의 꼬리를 찾다가 추억에 빠져 멍하니 지냈던 시간들도

참으로 많았습니다. 아껴두고 싶은 비밀의 좋은 글은 혹여 기회가 있을까 해서 비공개로 저장

두고, 좀 더 나이 값을 할 무렵이 되면 그 때 내놓고 싶은 내 눈물과 웃음의 적절한 비율로 환희로

믹스된 내 살아있는 언어들.

 

나는 가끔 나 자신을 민들레에 비유하며 홀씨가 공수부대처럼 낙하산 타고 멀리 날아 와 싹 틔우고

자란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산책을 하다 보면 낯선 들판에 듬성듬성 심어져 있는 야자수

나무들 중에 한 그루가 나라는 생각도 했지요. 어디 그 뿐일까요,

밤하늘을 쳐다 볼 때면 혼자 덩그렇게 떠 있는 달이 나라고 생각하며  나는 왜 이렇게 혼자일,하며

감성에 빠져 들기도 했답니다. 그러나 그 달 곁에는 별처럼 많은 분들이 함께 한다는 알았을

한마디로 가슴 뭉클한 감동이었습니다.

 

만난 적도 없고 만날 수도 없지만 해님처럼 마주하면 안아주고 등 돌리면 돌린 등을 비춰주는 따스함

을 받을 때, 나는 사랑받는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며 고마워서 감격의 눈물이 났습니다.

얼마 전 눈이 아파 안과에 갔더니 안구건조증 증상이 보인다고 의사가 말했는데 눈물이 비 오듯 줄줄

러내리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그 의사가 돌팔이였나 봅니다. 아니면 내 눈이 정상으로 돌아왔던지.

 

사람들은 개똥이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들 말합니다. 굴러다니는 개똥과 소똥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블로그, 가끔은 개똥 묻은 사람도 가끔 만날 수 있는 재미난 인터넷 세상,

그러나 좋은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고 유익하지만 감동의 씨앗을 뿌리면 자랄 수 있는 인터넷

세상도 개똥이 굴러다니는 이승만큼이나 좋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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