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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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취재.촬영/취재 현장 이야기

원유 우물이 있는 마을 워노쫄로

이부김 2007. 9. 29.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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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유 우물이 있는 마을 워노쫄로

 

 

인도네시아는 무엇이든 많은 나라이다. 간단히 나열해 보자면 우선 크고 작은 섬들이 많다. 인구, 언어의 종류 그리고 자원들이

 풍부하다. 자바 중부 티크 무늬목이 울창하게 심어져 있는 보조노고로(Bojonegoro) 거치면 워노쫄로(Wonocolo)라는

곳이다. 그곳은 자바 섬에서 원유가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이며 원유 우물을 개인들이 소유하고 있다.

 

 

처음에 원유가 펑펑 쏟아져 나오는 곳이라기에 그곳 사람들은 모두 부자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마을 입구에

들어 서자 온통 자갈들이 즐비하게 깔린 비포장 길이었다. 마리를 끌고 가는 여자 아이도 만났고 나뭇단 지고 오르막길

오르는 노인네도 만났다. 마을 구판장에 앉아 있는 주민들의 행색과 마을을 이루고 있는 집들도 초라했다. 

 

원유 우물은 강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산에 있었다. 산에는 자티 목이 가득 심겨져 있었는데 산바람이 ~하고 불면

넙적한 이파리들이 여기저기서 펄럭거렸다. 전체 곳곳에 기계들이 설치 되어 있고 기계는 자동식과 재래식 종류로 구분

되어 있었다. 자동식은 정부에서 하는 것이고 허물어져 기계로 재주 있게 만든 수동 재래식은 주민들의 것이었다.

 

뚜껑만 열련 원유가 가득한 우물

 

주민들의 것은 완전 재래식 우물도 있었다. 중턱에 우물이 있고 속에는 우리가 자동차를 있는 원유가 있다는

사실이다. 참으로 신기하고 놀라웠다. 그러나 우물은 우물로 되어 버렸다. 나무판으로 뚜껑을 만들어 철사로 매어 두었었다.

철사를 떼어내고 억지로 열어 보니 속에는 원유가 고여 있었다. 돌멩이를 하나 풍덩 빠뜨리니 첨병하는 소리가 났다.

 

올려서 내다 팔기만 하면 돈인 원유를 덮어 두었을까? 하니 물어 보았다. 주민 말에 의하면 하루 인건비가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원유가 너무 싸기에 원유를 올리려면 원료가 필요한데 원료 사는 값이나 파는 원유 값이나 비슷하니

인건비는 없다고 한다. 그래서 차라리 일을 하지 않고 덮어두면 몸이라도 피곤하지 않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중턱으로 계속 올라 갔다. 여기 저기서 쿵더쿵 방앗간 소리가 들린다. 주민들이 협동으로 하는 곳이 있었다. 곳은 폐차를

이용해 만든 동력기로 원유를 끌어 올리고 있었다. 긴 쇠파이프가 땅속으로 들어가서 원유를 뽑아 땅 밖에 쏟아내는 작업이었다.

하루에 퍼 올리는 양은 2천L가 넘지만 퍼 올린 원유를 산 꼭대기 너머 신작로까지 짊어지고 가는 것이 무척 힘이 든다고 했다.

 

 

그 곳에 일하는 아저씨는 이 원유 퍼 올리는 일을 하면 다른 일 보다 두 배로 피곤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일을 하다고 피곤하여 휴식을 취할 때 겁이 나서 담배도 피울 수가 없다고 한다. 무심코 담배 꽁초를 버렸다가 온 산이 탈 수가 있기 때문이다. 기름을

져 나르는 오솔길에는 기름 방울들이 떨어져 길이 반들반들하였다.

 

그들이 지고 가는 지게의 것들이 정말 원유일까, 불이 붙긴 붙을까, 하는 궁금함이 생겼다.

“ 아저씨 저것 정말 원유 맞아요? 불을 붙이면 어떻게 되나요?”

“ 그럼 정말이지요. 어디 불 붙여 봐줄까요?”

지고 가는 아저씨를 불러서 양동이의 것을 조금 펐다. 양동이의 것은 색깔이 푸르스름한 빛깔이었고 물처럼 출렁거렸다.

라이터로 불을 붙이니 와~ 정말 불이 붙었다!

 

온 산에 원유를 두고 집에서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고 있는 워노쫄로 주민들.

그들은 원유값이 오르길 간절히 바랬지만 원유값이 오르면 정작 자신들이 사서 사용할  기름값이 오를 것이라며 답이 없는

문제를 두고 걱정을 하고 있었다. 펌프로 물을 퍼 올리려면 한 바가지의 물이 필요하듯, 워노쫄로 주민들에게는 물 한 바가지

같은 정부의 관심이 필요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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