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그 남자 때문에
KBS world 로 한국에서 인기 좋았던 드라마를 외국에서도 볼 수 있다니, 아직 받아 보진 않았지만 일년 동안 매일 아침 장미꽃 한 아름씩 선물 받는 것 보다 더 행복하다.
재방송을 본다는 것은 미리 결과를 알고 보는 스포츠 녹화 방송보다 더 재미없다. 더군다나 어제 밤에 다 보았던 장면들인데, 그런데 어제 밤에 만난 최장수와 오늘 낮에 만나니 또 눈가에 무엇이 고였는지 침침하다.
콧물이 훌쩍거려지고, 눈물을 자꾸 주루룩 흘러 내려 나는 밖으로 나왔다. 무뚝뚝하게 서 있는 벽 사이로 피어난 보랏색 꽃이 빠꼼히 쳐다 보며 말을 건네 왔다. 내가 우는 이유를. ‘최장수 그 남자 때문에’ 운다고 나는 알려 주었더니, 나란히 일광욕하던 슬리퍼들도 덩달아 물어 왔다. 나는 늘 나와 함께 다녔으면서 그것도 모르냐고 핀잔을 주었다.
생각해 보니, 투명인간이랑 함께 대화하는 재미나 직접 투명인간이 되어 보는 것은 실로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약에 전능하신 하나님이 나에게 ‘너 투명인간이 되어 보고 싶니?’ 라고 물어 온다면 나의 대답은 ‘Okay’ 이다.
한국은 참 좋은 나라이다. 그런 나라 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그런데 최장수처럼 투명인간과 대화 하는 그런 사람들이 생기지 않던지 아니면 생겨도 빨리 낫게 해 주는 그 무엇(?)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별과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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