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비오 알라비오(I Love You)”
알라비오(Alavio)
"알라비오 알라비오(I Love You)”
‘아이 러브 유, 알러뷰 알라뷰 알라비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표현, 아름답다고 아무에게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이 말.
깔리만탄 남부지역에 훌루강변에 가면 외국인의 말 한마디가 마을과 오리이름이 된 재미(?)있는 곳이 있다. 그 마을로 가다도중 목이 말라 생수를 사려고 가게에 들렀다. 생수를 꺼내주면서 잘생긴 남자는 어딜 가는지 내게 물었고 내가 “알라비오”라고 말하자 그 남자도 “알라비오” 했다. 방금 전 생수가게 주인처럼 낯선 외국인이 어딜 가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는 게 인도네시아 사골사람들이다.
인도네시아가 네덜란드 식민지시절 때였다. 네덜란드 군인들이 아가씨들 만날 때마다 "I Love You. I Love You"라 말했다 한다. 시골사람들은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너나없이 ‘알라비오 알라비오’ 입에서 입으로 퍼지면서 그곳은 알라비오(Alavio)마을이 되고 사람들이 키우던 오리의 이름도 알라비오로 불리고 있다.
알라비오(Alavio) 부화하고 있는 알라비오(Alavio)
알라비오마을 마을회장댁에 도착했다. 오리 알 부화장에 있어 들어갔더니 온도가 40도였다. 오리 알 수 만개를 부화되는 날짜별로 진열해두었는데 언뜻 보면 진주알을 소쿠리에 담아 놓은 것 같았다. 부화되고 있는 오리 알을 귀에 대고 가만히 들으면 부리로 껍질 깨는 소리가 톡,톡,톡, 하고 들린다. 손안에 든 따뜻한 알에서 생명이 꿈틀거리고 있는 그 전율은 오리 한 마리를 손에 쥐고 있는 느낌과는 감히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감동 그 자체였다. 세상 밖으로 나오기 위해 톡,톡,톡 부리로 쪼아댈 때마다 두꺼운 껍질은 금이 가고 쪼끔씩 깨어졌다.
알라비오마을은 집집마다 오리 알 부화장을 가지고 있다. 가구당 다소차이가 있지만 일주일에 약 6~8천 마리정도 부화시켜 시장으로 국내시장으로 내보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곳은 떨루르 아신(Telur asin) 생산도 많고 오리고기도 맛있게 요리한다.
계란 7개와 떨루르 아신(붉은 벽돌가루와 소금을 반죽하여 오리 알을 묻어서 2주 이상두면 짠맛이 스며들어 익는다) 1개가 같은 값이며 주로 도시락 안에 반개정도 들어 있으며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좋아한다.
오지마을로 자주 다니다 보면 외국인을 자주 못 봤거나, 처음 보는 마을에 가면 나는 마을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된다. 동행한 우리들이 사용하는 호칭이나 대화를 듣고 신기해하면서 자기네들끼리 한마디씩 따라 하고 키득거리며 웃는 일을 수도 없이 겪는다.
알라비오마을에 다녀 온 후 나는 말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하고 있다. 지금도 기억나는 건 플로레스 섬에 시골에 촬영 갔을 때 일이다. 우리가 한국 사람이라는 걸 알고는 한국인 공장에 한 달간 일한 적 있어 한국말 할 줄 안다기에 해보라 했더니 “***야” 라고 해서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다.
우리말을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가르쳐 줘야할 경우 가능하면 존댓말로 가르쳐야 한다는 게 나의 주장이다. 한국어를 한국 사람들에게 사용하지 어느 나라 사람에게 사용하겠는가. 알라비오처럼 아름답고 흥하는 말씨가 있는가 하면 부정적이고 망하는 말투도 있다.
자카르타 경제일보 / 김성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