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에는 금식기간에 음식점이 더 붐빈다.
인니에는 금식기간에 음식점이 더 붐빈다.
8월 22일부터 9월 19일까지 이슬람교인들은 금식기간이다. 이 한 달 동안 그들은 해가 떠서질 때까지 아무것도 마시지도 먹지도 담배도 피우지 않는다. 낮에 미용실에 갔었는데 인도네시아인들 앞에서 과자나 음료라도 마실려면 눈치가 보였다. 그들의 문화를 몰랐을 때는 괜찮았는데 알고보니 예의상 미안한 짓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녁 때부터는 세상이 달라진다. 낮에는 음식점들이 한산하지만 저녁때가 되면 레스토랑이나 포장마차까지도 사람들로 넘쳐난다.
아들이 생선요리를 참 좋아한다. 우리 도시에 새로 생긴 지 얼마 안 되는 음식점인데 그곳은 민물생선요리 전문집이다. 물고기를 얌전하게 눕혀 놓고 양면의 살코기를 얇게 포를 떠서 파도치는 모양새로 튀겨 놓은 것도 있고, 튀김이나 찐
생선위에 다양한 색깔의 야채로 소스를 얹거나 신맛의 야채를 넣어 끓인 국도 있는 곳이었다.
어제도 평일이었지만 한 레스토랑 주차장에 입구에 들어서자 이미 차들이 꽉 차있고, 룸 입구에는 의자에 앉은 사람부터 줄 서 있는 것이었다.
나는 비행기 탈 때나 내릴 때 외에 줄서서 기다리는 일에는 인내심이 부족한 사람이다. 더군다나 먹기 위해서 줄을 서서 기다린다는 것은 도저히 나의 위장이 이해를 하지 못한다. ‘저렇게 사람들이 많으면 서비스도 좋지 못하고 요리사가
맛도 덜할지도 모른다.’ 며 나 자신과 아이들을 달래면서 자주 가던 단골 레스토랑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런데 레스토랑 문 앞에 들어서면서 자꾸만 ‘아는 사람을 만날 것은 예감이 든다.’고 말하자 딸아이는 ‘초미니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역시나 나의 예감은 맞았고 그곳에서 아는 사람을 만났다.
“엄마 저기 교수님이야. 저 교수님은 강의시간마다 한국 사람들에 대한 칭찬을 하는데 내 차림이 이래서 어쩌지? “ 하는 것이었다.
“ 괜찮아 그런 차림이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것은 뭐(?) 할 수 있지만 가족과 함께 다니는 것이니까”
우리는 늘 앉던 자리로 갔다.
주문 받으러 뚜벅뚜벅 종업원이 걸어왔다 처음 보는 남자종업원이었다.
“ 박미(면과 브로컬리 버섯 캐일... 여러가지 야채가 들어 간 국), 꾸에띠오시람, 짜짱꿍, 아얌사오스 잉그리스(닭 튀김)”
주문을 받아 적으면서 아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레스토랑 종업원은 말했다.
“ 그것도 양이 많은데요.”
가냘프게 생긴 대학생 딸아이는 종업원을 쳐다보면서
“네 알아요. 괜찮아요. 엄마 우리 뭘 더시키지?” 하면서 보던 메뉴판 다음 페이지로 넘겼다.
“ 흰밥이 빠졌잖아” 하고 내가 말했다. 딸아이는
“ 저 흰밥은 공기에 담지 마시고 소쿠리에 함께 담아 주세요.”
종업원 남자는 우리들을 번갈아 가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 갸우뚱거림의 의미는 ‘세상에 이렇게도 많은 먹을까’ 하는 놀라움이 포함된 것 같았다.
사진을 다 못올렸지만 전부 먹은 것이 한국돈 18.000 천원이었다.
현지인들 음식점에 가 보면 언제나 한국인들과 함께 앉은 내 탁자에는 음식들이 가득했다.
자카르타에서 한국 음식점하는 오빠가 말했다.
한국인들 탁자 하나와 현지인(중국+인도네시아)들 탁자 세 개가 매상이 같다고.
이제 일주일만 있으면 라마단 금식기간이 끝나고 이둘피뜨리 날이 다가온다.
그때는 낮에 물한모금도 마음대로 마실 수 있겠지.
kwitiau siram
칼국수처럼 매끄러운 면에 쇠고기와 캐일 그외 여러가지 소스를 얹은 중국음식
여러가지 양념들
[ 짜깡꿍/Cakangkung]
깡꿍이라는 야채왜 해물을 살짝데친 것인데 한국분들이 다 좋아하는 야채요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