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난전화 5'
글/별과달
한국에서는 핸드폰에 이상한 발신자 번호가 뜨면 전화사기(보이스 피싱) 가능성이 많다고 했다. 그런 이유로 발신자 번호가 이상하면 전화를 잘 받지 않는다는 것이 맞았다.
내가 한국에 계신 어느 분에게 전화를 걸었다. 세 번 만에 받으셨는데 이상한 번호가 떠서 혹여 그런 전화인가해서 안 받으려다가 받았다고 하셨다.
나 같은 경우에는 그런 번호의 전화는 오면 반가움과 즐거움을 동반하여 받는다. 그 이유는 발신자 번호가 없거나 이상한 번호의 전화 98%는 한국에서 걸려오는 것이다. 그런 전화는 ‘ 핼로’가 아니라 ‘여보세요’ 한국말로 받아 버린다. 하지만 나도 망설이는 전화가 있다. 발신자 번호가 제대로 뜨지만 입력이 되지 않은 낯선 번호다.
지난 12월부터인 것 같다. 상대방 번호가 잘 찍힌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나는 받았고 그는 말없이 끊었다. 그렇게 하루 동안에 여러 번 그런 일이 반복되었다. 다음 날 메시지가 왔다. 내용을 읽어 본즉 그는 나를 알고 있었다. 그 후로 나는 그 번호를 ‘장난전화’로 입력시켜 놓았다. 며칠 간격으로 시시때때로 전화는 걸려왔다. 나는 안 받았다. 그렇게 하기를 두 달 정도 지났다. 그렇다고 낯선 번호를 매번 안 받을 수는 없었다.
공휴일이던 날 낯선 번호가 또 걸려 왔다. 그런데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연속 두 번으로 걸려 와 나는 그 번호를 ‘장난전화’ 2로 입력해 두었다. 그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가 한 달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새로운 번호로 또 그렇게...
사람들이 답답하면 점쟁이를 찾아가 물어 보니까 나도 한국심리교육협회장님께 이야길 했더니 “ 그런 사람들이 번호를 바꿔가면서 한다는 소리를 듣긴 들었는데 정말인가 보네 그런 사람은 거의 상대방을 .......” 라는 대답에 내 가슴은 낭떠러지로 철컥 내려앉았다. 내가 무슨 연예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럴 때는 통신 시스템이 오리무중인 인도네시아에 살기 싫다!
인도네시아는 번호가 칩에 들어 있기에 아무곳에서나 번호를 사서 사용하면 되고 또 그 칩에 든 요금이 없어지면 그 번호를 버리고 새로운 칩의 번호를 사용해도 된다.
작년에는 전화사기가 유행하여 행운에 당첨되었으니 상품 타가라고 전화 걸어 오더니 이젠 이런 장난 전화들이 걸려 오고....
새벽에도 낮에도 밤에도 걸려오는 이 전화 정말 어떻게 할 수 없을까?
입력된 장난 번호가 지난달까지 4개였는데 7월부터 하나 더 추가로 이제는 내 핸드폰에 ‘장난전화 5’ 까지 입력이 되었다.
서로 많은 고객 확보를 위해서 이동통신사의 경쟁은 치열하다. 보다 더 싸고 좋은 상품을 많이 내 놓았다. 한 달 안에 사용해야하며 대신 메시지는 공짜이거나 또 이동통신사가 같을 경우 자정부터 새벽 06시까지는 한 시간 동안 공짜로 통화 할 수 있다.
이동통신사의 자정 공짜 통화는 아주 너그럽고 유익한 배려인 것 같지만 그런 좋은 일을 고마운 마음으로 사용 할 줄 모르고 남에게 장난 전화나 걸어대는 사람들에게는 공짜 전화도 아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