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켜고 회의하는 인도네시아 지방의회
글/별과달
기름 값 인상 오일 째 되는 날, 인도네시아에서는 곳곳에 정전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아침 7시경에 외출했다가 정오에 집에 돌아 와도 아직도 정전이다.
예고도 없이 수시로 되는 정전에 이미 몇 년째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이제는 담담하다.
그런데 정전으로 인해 얄궂게도 텔레비전은 켜지는데 방송프로그램이 안 나온다.
케이블(indovision)을 신청해서 보는 이유는 KBS-WORLD 방송을 시청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TV를 켜 보니 파란색 화면에 하얀색 글자로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라고 인도네시아
말로 나오고는 화면이 가만히 있다.
자카르타 본사로 연락을 했다. 케이블측에서는 접수를 받은 뒤 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겼다며
내가 사는 곳 말랑은 지방이니 서류 만들어 팩스 보내고 기술자를 그곳으로 보내 주는데까지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대답한다.
' 나 참 미치겠다' 무슨 서비스 기술자가 해외에서 오는 것도 아닌데 일주일씩이나 걸린다.
말인가? 너무 오래 걸린다고 말하니 며칠 TV 못 보는 것 손해배상은 다음 달 시청료 청구서에서
빠진다고 한다.
나는 급한 마음에 이곳 지사 연락처를 주면 연락을 해 보겠다고 해서 전화를 걸었더니
기술자가 감기가 걸려서 오늘 출근을 하지 않았단다. 그러면서 내일은 토요일이니 월요일까지
기다려 보라고 한다.
기술자가 없어 안 된다는데 내가 무슨 재주로, 기다리라면 기다려야지 올때까지.
주말 대하드라마 '대왕세종'을 시청 할 수 없으니 밤이 무척 길게 느껴진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크고 우스운 일이 있었다.
어제 자바 섬 곳곳에서 반나절씩 정전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바뚜시라는 한 도시에서 지방의회 회의가 있었는데 정전이 되어 촛불을 켜 놓고 회의를 진행했다.
기름값 오른 것이 전력공사에서 공급하는 전력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정전에 관한 전력공사측의 해명은 유가 인상으로 인하여
전력 발전소로 공급되는 기름이 배달이 늦어지다보니 전력 공급하는 일에 차질이 생겨 그렇단다.
역시 인도네시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