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김 일상/오늘은 어디서

우리 집 달력에는 추석이 없다

이부김 2007. 9. 22.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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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 달력에는 추석이 없다.

 

 

                                            글/별과달

우리 집 달력에는 추석이 없다.
작년에도 그랬고 2007년 9월에는 일요일만 빨간색이고

나머지는 모두 검은색 숫자들로 가득 차 있다.               

 

 

   

위성으로 보는 텔레비전 뉴스에서는 고향으로 가는 길이
어느 요일에 정체 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나는 그 정체되는 도로 위에서 추석을 한 번 맞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부산한 명절 시장 떡집에는 얌전하게 담긴 송편들도 보인다.
고소한 참기름으로 발린 말랑말랑한 송편 먹고 싶어라.

온 가족들이 모여 북적거리는 모습이 떠오른다.
나도 ' 숙모, 이모' 소리 들어가며 부엌에서 떠들며 웃으며 덜그럭덜그럭  설거지하고 싶다.

 

타국이라도 한인 촌에는 추석이 있겠지만,
내가 사는 이곳 인도네시아 말랑에는 추석이 없다.
추석 분위기를 내고 싶어 작년에도 시장에 가서 많이 사 가지고 이것저것 만들어도 보았다.

그러나 추석에 대한 그리움만 더 커질 뿐 추석은 없었다.

 

시내로 갔다.
인파 속에 스며들면 좀 괜찮아질까?
그러나 요즘 인도네시아는 단식 월이기 때문에 거리는 조용하다!
다시 집으로 들어 왔다.

 

타국에서 맞는 명절은 두 번 외롭다.
한 번은 고국의 명절일 때가 외롭고
또 한 번은 현지 나라 명절일 때가 외롭다.

 

타국에서 살아가는 나는 나무도 풀도 아닌 대나무다
타국에서는 외국인으로 살아가고, 고국에 가면 어정쩡한 한국인이 된다.

해마다 명절 때면 내 마음이 이렇듯,
지금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100만인 외국인들 또한 지금의 내 심정일 것이다.

 

고국에 계신 분들,
이번 추석에는 가까이 있는 외국인들에게 송편 하나 나눠주시는
그런 나눔의 추석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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